2025년 12월 16일(화)

신청 하지도 않은 카드 전화 받았다가... 전 재산 1억원 날릴 뻔한 사연

카드 배송 빙자한 보이스피싱,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1억원 피해 막아


울산에서 카드 배송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했으나,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시민의 재산을 지켜낸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점점 지능화되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6일 울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5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카드 배송원을 사칭하는 사람으로부터 "카드를 배송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A씨는 이 전화를 받은 후 상대방이 보내준 링크를 클릭해 휴대전화에 악성코드와 원격조정 앱을 설치하게 되었는데요. 


fa.jpg울산 북부경찰서


이후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계좌가 범행에 이용돼 금융자산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고, 북구 화봉동의 한 은행을 방문해 전 재산인 1억300만원을 한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A씨는 해당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피싱 조직에 전달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상 피해가 현실화되기 직전의 위험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경찰청의 선제적 대응 시스템이 1억원 재산 지켜


다행히도 A씨가 휴대전화에 설치한 악성 앱을 감지한 경찰청이 그를 '피해구제 대상자'로 등록했고, 이로 인해 A씨는 계좌 이체 직후 은행 앞에서 경찰을 만나 피해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청은 지난해 8월부터 악성 앱 설치자, 가짜 사이트 접속자 등을 모니터링해 피해구제 대상자를 선정하고 매일 시·도 경찰청에 통보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북부경찰서 피싱전담 수사팀은 대상자를 통보받은 즉시 A씨의 주소지로 찾아갔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금융기관이 밀집한 지역을 직접 수색했습니다.


수색 과정에서 A씨와 통화에 성공해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고, 계좌 지급정지를 통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울산지역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총 395건에 달합니다.


피해액은 275억7000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피해액(172억9000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울산 경찰은 올해 상반기에만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활동을 통해 11억8700만원의 피해를 막았습니다.


배기환 울산 북부경찰서장은 "최근 카드 배송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며 "특히 50∼60대 고액 피해자가 늘고 있으니 신청하지 않은 카드 배송 전화는 절대 응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