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비쿠폰 관련 '의심스러운' 공무원 후기 논란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소비 진작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 공무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유사 후기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비쿠폰으로 인해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개선되었다는 내용의 후기들이 연이어 게시되었는데요, 이 글들이 동일한 아이디와 직업을 가진 사람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해당 글들은 서먹했던 가족, 배우자, 친구, 이웃과의 관계가 소비쿠폰 덕분에 회복되었다는 등 대부분 비슷한 패턴으로 작성됐는데요, 모든 글이 정부에 대한 감사 인사로 마무리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문제는 작성자의 직업이 '공무원'으로 표시돼 올라온 글들이 모두 한 아이디로 작성됐다는 점입니다. 공무원 A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소비쿠폰으로 동생하고 놀고 왔음'이라는 글에서는 "동생이랑 사이 별로였는데 소비쿠폰 받은 김에 영화 예매해서 같이 갔다"며 "별 기대 없이 쓴 쿠폰 하나가 우리 남매 사이 녹여줬다. 고마운 건 영화보다 이 기회 만든 정부였다"고 서술했습니다.
또 다른 글 '소비쿠폰 덕에 남편과 데이트 함'에서는 "아이 낳고부터 서로 지치고 대화도 줄었는데 소비쿠폰 받은 김에 아이 친정에 맡기고 오랜만에 둘이 외출했다"면서 "작은 쿠폰 하나가 우리 부부 사이 다시 이어줬다"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서먹해진 친구와 소비쿠폰 덕에 화해함'이라는 글에서는 친구와 사소한 일로 어색해졌다가 소비쿠폰을 계기로 만남을 가진 후 "이런 기회 만들어준 정부 덕에 마음까지 따뜻해졌다"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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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소비쿠폰 덕에 이웃하고도 친해짐'이라는 글에서는 이사 온 지 두 달 된 이웃에게 소비쿠폰으로 구매한 쿠키를 선물하며 친해졌다는 내용과 함께 "쿠폰 하나가 벽을 허물어줘서 이런 기회 만들어준 정부에 감동이었다"라는 문구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북한 주민 인터뷰에 많이 나오는 말인데", "똑같은 아이디로 여기저기 많이 올라온다", "쇼를 한다" 등의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아이디가 잇달아 작성한 비슷한 맥락의 글들에, 일각에서는 소비쿠폰의 효과를 과장되게 홍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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