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눈 밑 지방제거' 성형 후 "사시됐다"는 여성... SNS에 올리자 병원은 '고소' 압박

눈 밑 지방 제거 후 사시... 병원은 '명예훼손' 내용증명


한 여성이 눈 밑 지방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사시 증상까지 겪었지만, 병원은 되레 고소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수술 후 눈에 초점이 맞지 않고, 일상생활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뉴시스] 제보자 A씨가 SNS에 올린 눈 사진. (출처=쓰레드 @sasi_jina) *재판매 및 DB 금지A씨가 SNS에 올린 눈 사진 / Threads


'눈이 따로 논다'... 정면 응시조차 어려워진 제보자


지난 4일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 2월 한 성형외과에서 눈 밑 지방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술 직후부터 복시(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와 함께 왼쪽 눈동자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사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실제 사진을 보면 A씨가 정면을 바라볼 때 왼쪽 눈동자가 위로 치우쳐 있고, 좌우로 눈을 움직일 때도 오른쪽 눈만 반응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문제를 병원에 알리자, 병원 측은 "안과에 가보라"고 안내했고, A씨가 항의하자 그제야 내원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해당 병원에 대한 신뢰를 잃은 A씨는 곧장 대학병원으로 향했고, 진단 결과는 '수술로 인한 증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집도한 병원에서는 "수술 중 특별한 문제는 없었고,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 기다려보자"고만 답했다고 A씨는 밝혔습니다.


그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이게 내 눈이 맞나' 싶어 매일 울었다"며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해 결국 일을 쉬게 됐고, 경제적 피해도 컸다"고 호소했습니다.


[뉴시스] A씨의 눈. (출처=JTBC 사건반장) *재판매 및 DB 금지JTBC '사건반장'


병원은 "4567건 중 단 1건"... 되레 고소장 보냈다


수술 이후 6개월이 흘렀지만 증상은 여전했습니다. 결국 A씨는 지난 1일, SNS를 통해 해당 사실을 공론화했습니다. 이내 병원 측도 입장문을 발표하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병원 측은 "A씨가 올린 사진은 현재 상태가 아니며, 지금은 회복이 뚜렷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장기간 내원하지 않아 적절한 조치가 어려웠다", "사시 증상은 의료사고가 아니라 드문 합병증으로, 지금까지 4567건의 수술 중 단 1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은 A씨에게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A씨는 "휴대전화에 날짜를 띄운 상태로 현재 눈 상태를 찍어 다시 게시했다"며, 병원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이제는 초점이 맞는 게 어떤 감각인지조차 잊어버렸다. 눈동자가 따로 움직이는데,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두렵다"고 토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명예훼손 앞서 안구 훼손 해결해야"


논란은 병원의 대응 방식에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A씨는 "명예훼손을 따질 시간에 환자의 안구 손상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병원의 책임 회피와 법적 위협에 강하게 유감을 표했습니다.


현재 A씨는 일상 복귀조차 어려운 상태로, 정신적 고통과 사회생활 중단으로 인한 손해를 겪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의료사고에 대한 병원 측 책임 소재를 놓고 더 엄밀한 조사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