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대전 교제 살인 사건의 전말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전 교제 살인 사건 피의자 20대 남성 A씨의 충격적인 진술이 공개됐습니다.
지난 5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체포됐습니다. 사건 발생 일주일만입니다.
그는 첫 대면조사에서 계획적인 범행임을 인정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사건 발생 3~4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 B씨의 허락 없이 B씨 명의로 오토바이를 빌린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A씨는 이때 이후로 자주 다퉜다고 했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오토바이 리스 명의와 관련해 서로 다툼이 있었다"며 "리스 비용과 카드값 등을 대줬는데도 날 무시해 화가 나 죽여야겠다고 결심했다"는 취지로 범행 동기를 설명했습니다.
A씨는 오토바이 명의 변경을 위해 함께 이동하기로 한 날을 범행일로 정했고, 미리 흉기와 농약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낮 12시 8분경 서구 괴정동 주거지 앞 거리에서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후 공유차량을 타고 도주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범행 다음날에는 대전 관내 여러 장례식장을 돌아다니며 B씨의 빈소를 찾았습니다.
A씨는 그 이유에 대해 "진짜 죽었는지 확인해 보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피해자 B씨가 이미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다는 점입니다.
유족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1월 가족에게 A씨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당시 B씨는 가족에게 '(A씨가) 이러다가 갑자기 찾아와서 죽인다 할까봐 겁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함께 있어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B씨는 A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헤어진 직후 이사까지 했지만, 약 8개월 만에 이사한 집 근처에서 A씨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을 맞았습니다.
사건 발생 한 달 전인 지난 6월 27일에도 A씨가 B씨를 폭행·협박하고 출동한 경찰관까지 폭행해 입건된 전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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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B씨에게 스마트워치 착용과 안전조치 등을 권유했지만, B씨는 이를 거부했고 심지어 A씨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유족들은 수사기관에서 가족에게 이런 위험 상황을 알렸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가 아니기에 사건과 관련해 가족에게 법적으로 고지할 의무는 없으나 이런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과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허점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피해자의 신변 보호와 가족 통보 시스템 개선 등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추가 수사를 통해 정확한 범행 경위를 밝혀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