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차명거래 의혹' 이춘석, 한밤중 전격 탈당... 법사위원장직도 내려놔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5일 밤, 불거진 '주식 차명거래 의혹'과 관련해 전격 탈당을 선언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에서도 사임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신임 대표가 즉각 진상조사를 지시한 지 약 6시간 만의 조치였습니다. 경찰도 이 의원과 관련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춘석 의원 / 뉴스1
정청래 "진상은 경찰 수사로 밝혀야"
권향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밤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 의원이 오후 8시쯤 정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 자진 탈당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 대표는 자진 탈당할 경우 당의 조사와 징계가 어려운 만큼, 의혹은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논란은 하루 전 본회의 도중 이 의원이 주식 거래를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불거졌습니다. 문제는 주식 계좌가 이 의원 본인 명의가 아니라 보좌관 명의였다는 점입니다. 화면에는 네이버, LG CNS 등의 종목이 거래되고 있었고, 투자액은 1억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본회의장에서 주식 화면을 연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타인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차명 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다. 진상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보좌관의 휴대전화를 잘못 들고 들어갔다는 설명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의원은 보좌관 휴대전화를 사용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나중에 조사하면 밝혀질 것"이라고만 답했고, 지난해 10월에도 보좌관 명의 계좌로 주식을 보는 장면이 포착된 데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제공=더팩트
AI 수혜주 미리 샀나... 경찰, 금융실명법 위반 수사 착수
해당 주식이 정부의 인공지능(AI) 국가대표 기업으로 선정되기 직전 거래된 사실도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의원이 거래한 종목들이 정부 발표 직전 AI 대표 기업으로 선정됐다"며 정보 이용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이 의원과 보좌관 A씨를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이 의원은 "더는 당과 당 지도부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며 탈당과 국회 법사위원장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하루 저로 인해 분노하고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변명의 여지 없이 제 잘못이다. 비판과 질타는 모두 제가 감당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개 숙인 민주당... 국민의힘, 윤리위 제소·형사고발 방침
뉴스1
이번 사태는 최근 세제 개편안 발표로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둘러싼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 중진의 차명거래 의혹까지 겹치면서 민주당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습니다. 정부가 '코스피 5000' 시대를 선언하며 상법 개정 등 제도 개혁에 나선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입니다.
권 대변인은 "정 대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고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의원은 올해 초 재산 신고서에 주식 보유 내역을 기재하지 않았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