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쌀, 일본 시장에서 사상 최대 수출량 기록
올해 상반기 한국산 쌀이 일본 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5일 발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한국산 쌀의 대일본 수출량이 416톤(t)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199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출량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5.6.19/뉴스1
이전까지 한국산 쌀의 대일본 수출 최고 기록은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2012년의 16톤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연도에는 수출량이 전혀 없었던 경우도 있었어요. 이처럼 그동안 한국산 쌀이 일본 시장에서 자리잡기 어려웠던 상황이 최근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출 급증의 주요 원인은 일본 현지 쌀값의 이례적인 폭등에 있습니다.
일본은 자국 쌀 산업 보호를 위해 1kg당 341엔(약 3194원)이라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왔는데요. 이는 지난 5월 기준 일본산 쌀 평균 판매가격(1kg당 약 840엔)의 40% 이상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입니다.
가격 경쟁력 확보한 한국 쌀, 일본 소비자들의 새로운 선택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최근 일본 내 쌀값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올해 5월 일본의 쌀 평균 소매가격은 5kg당 4200엔(약 3만93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일본에서 판매된 한국산 쌀은 관세를 포함해도 4kg 기준 약 4000엔 수준으로, 양국 쌀의 가격 격차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실제로 5월 한 달간 한국산 쌀의 일본 수출량이 가장 많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한국 내 쌀 소비는 식생활 변화와 다양한 식재료 소비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국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5.8kg으로, 2000년(93.6kg)에 비해 40% 이상 줄었습니다. 일본도 같은 기간 64.6kg에서 51.5kg로 감소했지만, 한국의 감소 속도가 더 빠른 상황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로 인해 국내 쌀 시장은 만성적인 공급 과잉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수출 확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가격 경쟁력 넘어 품질로 승부해야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수출 증가를 단순히 가격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즉, 일본 내 식량안보 우려와 함께 수입선 다변화 요구가 맞물리면서 한국산 쌀이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나아가 일본처럼 자국 농산물 보호에 민감한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수출이 늘었다는 것은 단순한 가격 우위뿐 아니라 한국산 쌀의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이 일정 수준 이상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쌀 소비 감소 위기를 일본 등 해외 시장 확대 기회롤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넘어 품종 개발, 기능성 강화, 브랜드화 등 프리미엄 전략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