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인 자살률, OECD 국가 중 최고...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이 주요 원인
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층의 자살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박사가 최근 대한의사협회지에 발표한 '노인 자살의 이해와 예방'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40.6명으로, 전체 연령대 자살률(27.3명)의 약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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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자살률을 살펴보면, 40대(28.9명)와 50대(29명), 60대(27명)에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70대(37.8명)와 80대(60.6명)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특히 남성 노인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는데, 60대의 경우 남성 41.4명, 여성 13.2명, 70대는 남성 61.9명, 여성 17.7명, 80대는 남성 117.9명, 여성 30.9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최근 5년(2019년~2023년) 동안 자살한 65세 이상 노인은 총 1만8,044명에 달해, 하루 평균 약 10명의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노인 자살 문제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인 자살의 복합적 원인과 예방 필요성
오대종 박사는 노인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우울증, 신체질환, 사회적 단절 등 다양한 요인을 지목했습니다.
노년기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감보다는 무감동이나 무쾌감증 같은 비전형적 증상으로 나타나 발견이 어려운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신체 질환을 진단받은 초기에 자살 위험이 높아지며, 배우자 상실이나 중요한 인간관계에서의 갈등도 자살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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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자살은 정신과 질환뿐만 아니라 신체질환, 통증,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대인관계 갈등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특성이 있습니다"라고 오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젊은 연령대의 자살과는 구분된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도 노인 자살의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4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기초생활 수급자(267만3,485명)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42.8%로, 10년 전인 2014년(30.6%)에 비해 12.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특히 전체 노인 인구 중 10.7%가 기초생활 수급자로, 노인 10명 중 1명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노인 자살 예방을 위해 정신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경제적 지원, 사회적 관계망 구축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노인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관심과 체계적인 예방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