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으로 금지된 음식" 주장에 교사 황당
학교 급식 메뉴로 제공된 순대볶음을 두고 한 학부모가 교사에게 항의하며 "우리 아이가 지옥에 가면 책임질 거냐"고 따졌다는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도를 넘은 민원"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고, 교사들 사이에서도 "급식마저 종교 기준에 맞춰야 하냐"는 자조가 나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는 '우리 애 지옥 가면 책임지실 거예요?'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해당 글은 현직 교사라고 밝힌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글에서 "급식에 순대볶음이 나왔는데 아이들이 정말 잘 먹었다"며 "그런데 방과 후, 한 학부모가 교무실을 찾아와 정색하며 항의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동물 피 금지... 왜 급식에?"
A씨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는 "우리 교회는 동물의 피를 먹는 걸 금지하는데, 왜 피가 들어간 순대 같은 음식을 급식에 내느냐"며 "우리 아이가 지옥에 가면 선생님이 책임질 거냐"고 항의했습니다.
A씨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교무실 전체가 얼어붙었다"며 "종교의 자유는 존중해야겠지만, 학교가 특정 종교에 맞춰 급식 메뉴를 정해야 하느냐"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이제는 급식도 지옥 책임 각서를 쓰고 줘야 하나 싶은 심정"이라며 "도 넘은 민원에 정말 지친다"고 덧붙였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사연은 빠르게 공유되며 공감과 비판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습니다.
"종교는 자유... 그러나 급식까지 맞추라는 건 무리"
이를 접한 시민은 "신념에 따라 먹지 않으면 될 일", "싫으면 도시락을 싸주면 된다", "자기 종교를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런 민원이 교사들을 얼마나 소진시키는지 알면서도 민감한 사안을 던지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교사를 자처한 일부 누리꾼은 "급식은 특정 개인의 신념보다는 다수의 영양과 기준을 중심으로 구성된다"며 "특정 종교적 기준으로 항의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급식 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편 학교 급식은 교육부의 표준 영양 기준과 위생 수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특별한 알레르기나 질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식단이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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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을 계기로 '개인 신념과 공적 서비스의 경계'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