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게임하듯 살인"... 2년 전 오늘(3일),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범 최원종의 충격적 범행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무고한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앗아간 비극


오늘로부터 2년 전, 2023년 8월 3일 오후 6시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들의 목격담이 빠르게 퍼졌고, 119에는 "어떤 남자가 사람을 흉기로 찌르고 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최원종의 범행 당시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최원종의 범행 당시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당시 22세였던 최원종은 경차를 타고 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해 5명의 행인을 치고, 이어 백화점 내부로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이날, 그와 일면식도 없던 9명의 시민들이 그의 흉기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최원종의 무차별 테러로 인해 차에 치인 60대 여성과 20대 여성이 결국 사망하고, 총 12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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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종은 범행 10분 만에 체포되었으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스토킹 조직원들에게 감시당하고 있어 주변 사람들을 죽여야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해당 스토킹 조직의 중대성을 알리기 위해 경찰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백화점을 범행 장소로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범행자의 배경과 정신 상태,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


중학생 시절 최원종은 조용하고 고립된 아이였습니다. 동창들은 그가 눈에 잘 띄지 않았고, 가까운 친구도 없었다고 기억했습니다.


최원종은 중학교 3학년 시절부터 말수가 적고 사람을 기피하는 성향을 보여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조현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는 자퇴 후 검정고시를 통해 2019년 4년제 대학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자퇴했습니다.


범행 전 최원종은 온라인상에 전범기를 게재하거나 전쟁범죄자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는 등 위험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특히 2023년 신림역 칼부림 사건에 관심을 보이며 '개인의 군사력을 강화했다'는 글과 회칼을 들고 있는 사진을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원종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분당 서현역 흉기 난 동 피해자 故 김혜빈 씨의 아버지 / JTBC '뉴스룸'분당 서현역 흉기 난 동 피해자 故 김혜빈 씨의 아버지 / JTBC '뉴스룸'


이 사건의 피해자 중 차량에 치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던 고(故) 이희남씨(당시 65세)는 사건 발생 3일 만에 사망했습니다.


이씨는 남편과 외식하기 위해 손을 잡고 걷던 중 변을 당했습니다. 또한 차에 치인 후 뇌사 상태에 빠졌던 미대생 고(故) 김혜빈씨(당시 20세)도 사건 발생 25일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씨는 미술학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습니다.


피해자 이씨의 남편은 "아내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첫사랑"이라며 "손을 잡고 걷던 아내는 한순간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저만 살아남았다. 우리 집은 한순간에 풍비박산이 났다"고 깊은 슬픔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이 사건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테러"라고 규정하며 사형 선고를 호소했습니다.


김씨의 어머니 역시 "혜빈이는 영원히 21살이 될 수 없다. 최원종이 사형받길 원한다"며 고통을 토로했습니다. 또한 "재판이 진행되는 11개월간 아무 생활도 못해 생활비는 바닥이 났다"며 범죄 피해구조금 지급이 가해자에게 유리한 감형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고 호소했습니다.


서현역 사건 현장에 놓여진 국화꽃 / 뉴스1서현역 사건 현장에 놓여진 국화꽃 / 뉴스1


1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게임하듯 차량과 흉기로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다"며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 30년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최원종이 범행 직전까지 인터넷에 '신림동 칼부림', '사시미칼', '심신미약 감형'을 검색한 점을 지적하며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최원종은 피고인 신문에서 "교도관들과 죄수들까지 모두 스토커 조직에 매수됐다"고 주장했으며, 항소심에서는 "교도관이 잠을 못 자게 괴롭혀서 항소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심 재판부 역시 무기징역형을 선고했고, 수원고법은 "사형 선고가 타당하다"며 상고를 제기했습니다.


최원종 측도 상고장을 제출했으나, 그해 11월 20일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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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종은 대한민국 최연소 무기수가 되어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그 이전에는 정유정이 최연소 무기수였습니다.


이 충격적인 사건 이후, 2024년 3월부터는 공공장소 흉기소지죄가 도입되었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도로나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이를 드러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