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1000원 이하 초저가 상품이 뜬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지갑은 얇아지는 요즘입니다.
외식 한 번 하려고 해도 부담스러운 가격에 한숨부터 나오는 상황이죠. 이런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의 선택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요.
3일 뉴스1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한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올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2%로, 5월(1.9%)보다 다시 상승했습니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는 6월 기준 4.6% 올라 2023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외식 물가도 3.1%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소비심리는 위축되면서 '짠테크'가 생존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000원의 가치, 다시 주목받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요? 바로 '초저가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편의점 CU의 판매 분석에 따르면, 1,000원 이하 상품의 매출 신장률이 2021년 10.4%에서 2022년 23.3%로 물가 급등 시기에 맞춰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이후 2023년 21.1%, 2024년 29.8%로 3년간 20%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다 올해(1월~7월)는 무려 38.4%로 급증하며 4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생활물가가 전방위로 오르면서 파격적인 가성비 상품을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CU의 880라면(160만 개), 990스낵(140만 개), 990가공유(450만 개), 990채소(50만 개) 등은 출시 1년 만에 놀라운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시중 가격보다 30~50%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유통 채널 중 최저가에 도전 중인 CU의 PB '득템 시리즈'는 2022년 886%, 2023년 170.2%, 2024년 186% 등 꾸준한 성장세로 지난해 말 누적 5,000만 개 판매를 돌파한 가운데 올해(1~7월)는 상반기에만 3,000만 개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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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라면, 채소, 아이스크림 등 초저가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GS25도 1,000원 이하 상품의 매출이 올해(1~7월) 기준 236.9% 증가했습니다.
980원짜리 '1974우유'는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60만 개가 판매됐으며, '천냥나물'도 50만 개 이상 팔렸습니다.
출시 1년도 안 된 리얼프라이스 500원 아이스크림은 무려 350만 개가 팔리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550원 라면(120만 개), 라면(100만 개) 등도 판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세 대비 36% 저렴한 900원 캔 커피를 선보인 세븐일레븐 역시 '오백바'(500원)나 900원 파우치 음료 등이 100만 개 이상 판매된 가운데 올 상반기 60% 이상 매출이 증가하면서 초저가 제품군 대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9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직원이 PB 상품인 노브랜드 라면한그릇(봉지당 456원)을 진열하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선보인 400∼500원대 자체 브랜드(PB) 라면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의 주력 PB라면은 노브랜드 라면한그릇(봉지당 456원)과 짜장한그릇(556원)이다. 2025.6.29 / 뉴스1
대형마트도 '천 원 이하' 전략으로 승부
대형마트들도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마진율을 최소화한 저마진 상품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2015년부터 '가격 동결'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890원짜리 노브랜드 감자칩은 한 달에 20만 개 이상 판매되는 스테디셀러임에도 10년 동안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456원짜리 '라면한그릇'은 250만 개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올해 7월부터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한 PB '갓성비 추천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갓성비 추천템'이란 롯데마트 자체 브랜드(PB) '요리하다'와 '오늘좋은' 주요 가공식품 20여개를 선정해 3개월간 한시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프로젝트다. / 뉴스1(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도 1,000원 이하 제품을 50여 개로 확대했습니다.
시세 대비 30% 저렴한 '오늘좋은' 시리즈는 콩나물, 두부 등 기본 식재료부터 물티슈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좋은 물티슈'는 전체 일반 물티슈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1월~7월) 1,000원 이하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30%나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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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초저가 상품은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업계 관계자는 뉴스1에 "초저가 상품은 NB상품(브랜드 상품)과 달리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중간 유통단계 없이 100% 직거래 시스템을 활용하거나 마진을 최소화해 가능한 가격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고물가로 초저가 수요는 지속적으로 급등하고 있는 추세"라며 "채널별 브랜드 협력사와 협업으로 가격과 제품의 질까지 확보하면서 향후 실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