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첫 하계 휴가 중에도 한미 정상회담 준비 집중
취임 두 달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첫 하계 휴가에 들어갔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하계 휴가를 가질 예정이며,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가량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가 있는 거제 저도에서 머물 계획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식당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점식식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5.7.31/뉴스1
이 대통령은 '워커 홀릭'으로 알려진 만큼 비상계엄 이후 지속되는 민생고 등 엄중한 국정 상황을 고려해 하계 휴가를 반납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참모진과 공무원들의 휴식 보장과 함께 소비쿠폰 사용 등 경기활성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휴가를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공식 일정 없이 독서와 영화 감상 등 재충전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휴가 중에도 주요 상황보고를 받으며 국정을 계속 챙길 예정입니다. 특히 최근 타결된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 상황 등을 수시로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미 관계의 핵심 과제, 관세 협상 이후 안보 이슈로 초점 이동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한미 양국은 농산물 개방 여부에 관한 설명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또한 3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 투자금과 관련해서도 실투자금액을 두고 세부 조율이 남아있어 후속 논의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이달 중하순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관세협상 후속 사안과 더불어 안보 관련 이슈가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서 다루지 않았던 방위비 분담금 인상, 국방비 인상, 국방비 인상 폭 등 국방·안보 관련 요구사항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안보와 관세 전체 패키지를 조정해서 관세협상을 마무리 지었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관세협상은 대충 (패키지 딜의) 틀을 만든 것"이라며 "포커스는 이제 안보 협상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상회담 일정과 대응 전략 수립에 집중
한미 정상회담은 이르면 8월 셋째 주, 양국 조율에 따라서는 광복절 행사와 국민임명식이 이뤄지는 8월 15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대통령은 휴가 기간 동안 대미 협상 전략을 가다듬는 데 집중할 전망이며, 예측하기 힘든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한 다양한 협상 시나리오를 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한미일 삼각 군사협력, 대중국 강경 대응 기조에 따른 한미 협력 관계 설정 등 복잡한 안보 현안들이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5.8.1/뉴스1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안보 이슈는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그 이후에도 협의가 이어질 수 있다"며 "(패키지 딜) 흐름 속에서 여러 안보 이슈들이 나올 수 있고, 그 협의들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전략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겨냥점은 아니다. 시대 환경 변화에 따라 미국이 주문하는 게 있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한반도와 그 주변의 안보 여건 변화를 감안해 그것을 반영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동맹 현대화'로 포괄되는 주한미군 역할 조정 문제 등에 대해서는 "미국 내 여러 관점에 따른 논의가 있는 것으로, 우리와 잘 조율을 해봐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대로 그 접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