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얼굴 예쁘네, 몸매가 좋네"... 초6 담임 여교사 '카톡 프사' 단톡방에 공유한 학부모

교사 프로필 사진 무단 공유와 외모 품평, 교권침해 논란


학부모가 담임 교사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가족 단톡방에 무단으로 공유하고 외모를 품평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교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1일 공개된 '학부모 교권침해 민원 사례집'을 소개하는 SNS에 따르면, 한 교사가 자신의 프로필 사진이 학부모에 의해 캡처되어 가족 단톡방에서 외모 평가의 대상이 된 불쾌한 경험을 토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교사 A씨는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학부모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고, 프로필 사진으로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원피스 차림의 단정한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자신의 반 여학생이 하교 시간에 친척 단톡방을 보여주며 "친척들이 선생님 칭찬을 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프로필 사진이 학생의 아버지에 의해 캡처되어 친척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톡방에서는 A씨의 외모에 대해 "젊네", "얼굴이 이쁘네", "몸매가 좋네" 등의 평가가 오갔습니다. 


A씨는 "나쁜 말은 없었지만 제 개인적인 사진이 제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돌면서 평가를 당한다는 게 몹시 불쾌했다"고 심정을 밝혔습니다.


교사 개인정보 무단 공유, 반복되는 교권침해 사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사례는 A씨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교사 B씨도 유사한 경험을 공유했는데요.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인 B씨 역시 학부모와의 소통을 위해 전화번호를 공개했고, 대학생 시절 찍은 단정한 사진을 프로필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우리 가족 단톡방에서 선생님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해 확인해보니, 학생의 아버지가 B씨의 프로필 사진을 캡처해 '우리 딸 담임'이라는 설명과 함께 가족 단톡방에 공유했습니다.


단톡방에서는 친척들이 B씨의 외모를 평가하는 대화가 오가고 있었습니다.


B씨는 이에 대해 "모르는 남자들이 내 사진으로 품평회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토할 것 같았다"고 불쾌감을 표현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교육 현장에서는 이처럼 학부모들이 단체채팅방에서 교사의 외모를 품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많은 교사들이 졸업앨범 사진 촬영조차 꺼리는 실정입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전국 교사 81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졸업앨범에 수록된 사진으로 불안감을 느낀 적 있다'는 응답이 70.6%(매우 그렇다 41.2%, 그렇다 29.4%)에 달했습니다. 


졸업앨범 관련 피해를 직접 경험한 적 있다고 답한 교사도 7.6%(621명)나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