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의 인내, 폐차에서 생활하던 50대 남성의 새 출발
제주로 이주해 10년 넘게 폐차된 차량에서 홀로 지내던 50대 남성이 제주시의 끈질긴 설득 끝에 일상으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지난 30일 제주시는 장기간 차량에서 생활하며 거주불명 상태였던 50대 남성 A씨에 대해 통합사례관리를 실시하고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10년 전 대전에서 제주도로 이주했지만, 전입신고도 하지 않은 채 삼양동 해수욕장 인근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에서 홀로 생활해 왔는데요. 제주시가 A씨를 처음 발견한 것은 8년 전인 2017년쯤이었습니다.
발견 당시 그의 차량은 이미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타이어는 수년 전에 펑크가 난 채 방치되었고 차체 외부도 심각하게 부식되어 있었습니다.
A씨가 생활해 온 폐차 외부 모습 / 제주시
그럼에도 A씨는 폭염과 추위 속에서도 차량 내부에 스티로폼으로 침대를 만들어 놓고 생활했습니다.
처음 A씨는 "여자친구를 기다려야 한다. 여자 친구가 이곳에서 기다리라고 했다"는 이유를 들었으나, 이후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차량 생활을 고집했하며 제주시 등이 제안한 복지서비스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제주시는 포기하지 않고 관할 주민센터, 지구대, 희망나눔종합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8년에 걸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상담을 이어가며 A씨와의 관계 형성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끈기 있는 노력 끝에 A씨도 마침내 마음의 문을 열고 도움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는데요.
A씨가 생활해 온 폐차 내부 모습 / 제주시
제주시 통합돌봄팀은 올해 6월 지원 동의를 받고 A씨에게 주거 마련 지원,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 전입신고, 차량 폐차 및 말소, 제주가치돌봄 도시락 지원 등을 연계해 일상 회복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대인 접촉에 대한 불안과 오랜 차량 생활로 인한 건강 문제를 호소하자 제주도의료원의 고독사 예방사업과 연계한 의료지원도 함께 제공했어요.
현재 A씨는 제주시내 한 숙박업소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제주시는 앞으로 임대주택 지원도 검토하고 있으며, 의료 지원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을 되찾으면 일자리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한명미 제주시 주민복지과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1인 가구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기본적인 일상생활 보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