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생일파티 열어준 아들 총기 살해한 60대 남성이 밝힌 범행 이유... 경찰은 "망상" 판단

망상에 빠진 60대 남성, 생일파티 열어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


열흘 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33층에서 사제 총기로 산탄을 발사해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 경찰이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습니다.


29일 인천경찰청은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A씨(62)가 망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가족들은 A씨를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며 잘 대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A씨는 모든 책임을 가족들에게 돌리는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 앞 수사관들이 서있다. / 뉴스1지난 20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 앞 수사관들이 서있다. / 뉴스1


경찰 관계자는 "전 아내는 '아이 아빠니까', 아들은 '내 아빠니까'라며 예의를 지켜왔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자는 가족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소외시킨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A씨와 전 아내는 25년 전 이혼했음에도 명절이나 생일에 꾸준히 연락을 유지했고, 가족들은 A씨에게 상당한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 계획과 추가 살인 의도 확인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이번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가족이 짜고 나를 셋업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으나, 실제로는 자신의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판단했습니다.


내부에 폭발물을 설치했던 60대 A씨의 자택 현관 앞에 사건 조사 중임을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 뉴스160대 A씨의 자택 현관 앞에 사건 조사 중임을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 뉴스1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A씨가 아들 B씨(33·사망)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며느리,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외국인 가정교사) 등 총 4명도 모두 살해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총열 4개와 총알 15발을 가지고 현장에 들어갔고, 도망간 며느리 지인을 추적하면서 총을 쏘려고 했다"며 "집 안에 있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총을 겨누며 '이리 와'라고 말했던 것으로 보아 신고를 막기 위해 모두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A씨의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으며, 살인 범행 다음날인 21일 정오에 발화되도록 타이머가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A씨의 자택에 사제폭발물을 설치한 행위와 관련해 폭발물사용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