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격시험 현장의 황당한 실수들
지난 주말, 취업의 문을 열기 위해 국가자격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 고장으로 인한 찜통 고사장, 문제와 맞지 않는 답안지 배부 등 국가자격시험 관리의 부실함이 여실히 드러난 것입니다.
TV조선
지난 28일 TV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물류관리사 필기시험에 응시한 박건호 씨는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날씨에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러야 했습니다.
박씨를 포함한 16명의 수험생들은 약 1시간 동안 찜통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다가 쉬는 시간에 다른 교실로 이동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답안지 배부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무려 377명의 수험생들에게 시험 문제와 맞지 않는 답안지가 배부됐습니다. 시험지는 5지선다형인데, 답안지는 4번까지만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수험생들은 큰 혼란을 겪었고,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수험생들의 항의를 받고서야 답안지를 교체했습니다.
한 피해 수험생은 TV조선에 "시험 치고 한 20분 뒤에 본사에서 (정확한) 용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시고 이제 그걸 새로 받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 뉴스1
반복되는 관리 부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자격시험 관리 부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년 전인 2023년 5월에도 인력공단은 채점하지 않은 답안지를 파쇄한 적이 있습니다.
어수봉 당시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탄탄히 신뢰를 쌓아 올릴 수 있는 계기로 삼아 신뢰를 받는 공단이 되도록 하겠다"며 사과했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번 사태에 대해 "수험생들에게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며 "향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험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자격시험은 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중요한 관문입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험생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을 투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험 관리의 부실함은 수험생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칠 수 있습니다.
국가자격시험을 주관하는 기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험 관리 체계를 철저히 점검하고, 수험생들이 공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