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20대 女 무참히 찌른 범인은 '전 남친'... 막을 수 있었지만, 법원 "접근금지면 충분해"

피해자 중태... 가해자는 전 남자친구


울산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대낮에 벌어진 여성 흉기 피습 사건의 피의자가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이미 이별 후 두 차례나 경찰에 신고됐고, 접근금지 조치까지 내려진 상태였지만 참혹한 범행은 끝내 막지 못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9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0분께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30대 남성 A씨를 조사 중입니다. 피해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별 통보에 폭행·스토킹... 경찰은 '4호 구금' 요청했지만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일, 전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뒤 격분해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을 가했고, 같은 날 피해자의 차량 키를 바다에 던져 재물손괴 혐의도 받고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경찰에 비상벨로 신고했고, 경찰은 2차 피해를 우려해 스마트워치를 지급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A씨는 사건 발생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9일 다시 피해자의 주거지를 찾아 서성였고, 이 밖에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하는 등 스토킹 정황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경찰은 폭행과 스토킹, 재물손괴 등 복합 혐의를 근거로 접근금지 조치 중 가장 높은 단계인 4호 구금 조치를 검찰에 신청했지만, 법원은 지난 23일 이를 기각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법원은 피해자와 경찰의 요구보다 현격하게 강도 낮은 3호 조치(서면접근 및 연락 금지)를 내렸습니다. 법원은 "위험성을 재검토하라"며 4호 구금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CCTV도 피했다... 병원서 기다리다 '기습 공격'


경찰은 피해자의 주거지에 지능형 CCTV를 설치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었지만, A씨는 피해자의 주거지가 아닌 병원에서의 동선을 노렸습니다. 그는 병원 지상 주차장에서 피해자가 나오길 기다렸다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현재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계획성을 추가로 조사 중이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접근금지 조치의 실효성과 법원의 판단 기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물리적 폭행과 재산 피해, 지속적 스토킹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구금이 아닌 ‘접근 금지’ 수준의 조치만 내려진 점에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