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공장 시설 보안점검 중 추락해 뇌사 판정받은 44세 가장... 4명에 새 생명 선물했다

"항상 남 도우며 살았던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104명 살리고 떠났다"


근무 중 추락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40대 가장이 타인을 위해 장기와 인체조직을 아낌없이 나누고 하늘로 떠났습니다.


2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6월 6일 경상국립대병원에서 44세 장상빈 씨가 뇌사상태에서 4명에게 간과 좌우 신장, 우측 안구를 각각 기증했습니다.


장씨는 피부, 뼈, 연골, 혈관 등 인체조직도 기증해 100여 명의 환자에게 기능적 장애 회복의 희망도 선물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같은 달 3일 보안업체에서 일하던 장씨는 공장의 시설 보안점검을 하다가 5m 높이에서 추락했고,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은 사람을 좋아해 항상 남을 돕는 삶을 살아온 장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도 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떠나길 원했습니다.


특히 아직 어린 자녀들이 아빠가 좋은 일을 하고 간 사람이라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장씨의 아내는 "20대 초반에 친언니가 신장이 아파서 내가 신장 기증을 하였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15년 넘게 보안업체에서 성실히 일해온 장씨는 쉬는 날이면 아이들과 함께 캠핑 가는 것을 즐기는 등 언제나 아이들과의 시간을 우선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아내는 기증원에 "아이들에게 아빠가 아픈 사람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얘기해줬지만, 아이들은 저녁이 되면 아빠가 일하고 돌아올 것 같다고 말한다"며 "아빠가 즐겨듣던 음악과 좋아하던 음식 등 하루에도 수십 번 넘게 아빠 얘기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너무나도 좋은 남편, 좋은 아빠였고 아이들 걱정은 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쉬어. 고마웠어.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장상빈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