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2일(금)

'경북산불 주민들'은 수해현장서 자원봉사... 경북도의회 국힘 의원들은 리조트서 '술판'

고급 리조트에서 열린 음주 총회


최근 수해로 전국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경북산불 피해 주민들이 수해 복구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벌이는 동안 국민의힘 경북도의회 의원들이 고급 리조트에서 음주를 곁들인 총회를 열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7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경북도의원들은 지난 24~25일 영덕 소재 '파나크 오퍼레이티드 바이소노'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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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는 경북도의원 50여 명을 포함해 약 70명이 참석했으며, 구자근·박형수 국회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의총은 결산보고, 현안토의, 특강과 함께 호텔식 뷔페 만찬으로 진행됐으며, 만찬 자리에는 소주와 맥주 등 수십여 병이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구자근 의원이 직접 술잔을 돌렸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해당 리조트의 숙박비는 최소 20만 원 이상이며, 참가자 대부분이 1인 1실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들은 수해 복구 '구슬땀'


국민의힘 도의원들이 리조트에서 총회를 열던 시각, 경북산불피해주민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경남 산청 수해 현장에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산불 당시 국민들이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지난 22일부터 복구 작업에 힘쓰고 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습니다. 당시 산불로 모인 성금은 2000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였으며, 경북은 지난해 수해와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때도 전국적인 지원을 받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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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관계자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불과 몇 달 전 경북이 전 국민의 도움을 받지 않았느냐"며 "수해로 전국이 힘든데, 오션뷰 리조트에서 술판을 벌이는 것이 과연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


국민의힘 도당 내부에서도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관계자는 "수해 피해가 심각한데 이런 호화 행사가 옳으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대통령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가 강행됐다"고 전했습니다. 


경북도의회가 '문단속'에 신경 쓰느라 리조트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의총이 열린 대강의장 인근 수영장으로 통하는 문이 폐쇄돼 방문객들이 다른 길로 돌아가야 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 경고와 맞물리며 비판의 목소리가 큰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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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죽어가는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을 엄히 단속하라"고 지시하며, "열심히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우수사례를 발굴해 모범이 되게 하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