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아파트 화재,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 2년 전 자료조사서 보니
사망자 3명, 중상자 16명을 포함해 6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 대형 화재.
앞서 해당 화재 현장에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무려 2년 전, 이 아파트에 화재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왔던 것으로 추가 확인됐습니다.
28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광명 아파트에서 지난 17일 발생한 화재를 2년 전에 예견했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9시 5분께 경기 광명시 소하동 소재 10층짜리 아파트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중앙일보가 입수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방 활동 자료조사서'에 의하면, 광명소방서는 2023년 8월 21일 해당 아파트를 조사하며 취약 장소로 '1층 지상 주차장'을 지목하고 "화재 발생 시 피난통로가 제한적이다. 유사시 인명 대피에 주력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또 "취침 시간대 화재가 발생하면 다수의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문장도 넣었습니다. 인명구조 계획으론 "주 계단을 이용해 옥상·피난층으로 인명 피난 및 구조 가능"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다만 자료조사서는 소방기본법상 현장 대응 시 참고 자료로만 활용되기 때문에 취약점을 알아도 건물주에게 시설 보완을 권고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18일 오전 경기 광명시 소하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소방, 경찰 관계자들이 화재조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따라서 소방청 내 유관 부서끼리만 이러한 사실을 공유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광명소방서도 해당 조사서에 조치 사항으로 "(건물) 관계자에게 소방시설 유지·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교육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지난 2월 5일 소방시설 자체 점검에서도 1층 주차장의 고장 난 열 감지기 4대를 교체한 후 '양호' 판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한편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방, 전기안전공사 등 4개 기관 33명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팀은 필로티 구조로 된 건물 1층 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천장을 발화 지점으로 지목했습니다.
지난 18일 오전 경기 광명시 소하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