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차에 묶인 이주노동자 영상 파문... 가해자 "죄송하다" 고개 숙여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를 지게차 화물에 묶어 들어 올리고 주변에서 조롱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가해자인 50대 지게차 운전자가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25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광역근로관리감독과 소속 근로감독관 15명은 지난 24일 오전부터 전남 나주시의 한 벽돌 생산공장에서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A 씨(32)를 괴롭힌 노동자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습니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가해자 "달리 할 말 없다... 악의는 없었다"
근로감독관들은 문제의 영상 속 가해자인 50대 지게차 운전자 B씨와 해당 업체 대표를 차례로 면담했습니다. B씨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전해졌습니다.
그는 "A 씨와 평소 친한 사이였으며 악의는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업체 대표 역시 "사업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노동당국은 B씨 조사에 이어 이날 A씨를 직접 면담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영상에 담긴 행위 외에 다른 괴롭힘이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할 계획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지난해 12월 말 E-9 비자(비전문 취업)로 입국해 줄곧 해당 공장에서 근무해 왔으며, 현재 '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두 눈을 의심했다"
앞서 시민단체가 공개한 58초 분량의 영상에는 이달 초 나주의 한 벽돌 생산공장에서 A씨가 벽돌과 함께 비닐에 묶인 채 지게차로 들어 올려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은 "잘못했어? 잘못했다고 해야지"라며 A씨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상이 확산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두 눈을 의심했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행위와 인권침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노동당국은 해당 업체의 E-9 비자 고용 권한 취소를 검토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