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낙동강 하굿둑 개방으로 다대포해수욕장 조개 대량 폐사
맛 좋기로 유명한 조개가 해안선을 따라 입을 벌린 채 폐사한 부산 한 해수욕장.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23일 'SBS 8 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날(22일) 오전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해변의 해안선을 따라 죽은 조개떼가 모래사장을 뒤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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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미터에 걸쳐 껍데기만 남거나 입을 벌린 채 겹겹이 쌓인 조개들 사이로 맨발 산책에 나선 시민들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습니다.
이날 해안가에서 발견된 폐사 조개는 맛이 좋기로 유명한 황갈색 개량 조개로 추정됩니다. '갈미조개'라고도 불립니다.
염분 변화에 취약한 갈미조개, 장마철마다 반복되는 생태계 비극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 등에 따르면 낙동강 하구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지역)에 서식하는 갈미조개는 염분 변화에 특히 민감한 특성 때문에 민물 유입이 많은 장마철마다 대량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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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중호우로 낙동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하굿둑 수문이 개방되었고, 이로 인해 민물이 대량 유입되며 바닷물 염도가 급격히 낮아진 것이 이번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조개류 관련 전문가는 이번 사태를 일시적 저염분 현상에 따른 생리적 불균형으로 추정했습니다.
전문가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갈미조개는 염분 변화에 민감한 종으로, 갑작스러운 담수 유입이 지속되면 체내 이온 농도나 호흡 균형이 무너져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평소에는 민물과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섞이며 염분이 유지되지만, 하굿둑이 닫힌 상태에서 갑자기 열리면 염도 변화가 급격해져 조개들이 큰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 달 1일부터 이곳에서 '부산바다축제'가 예정되어 있어 해안 경관과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뚜렷한 재발 방지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