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식 조직문화 강요하는 채용 현장
한 청소년문화예술 업체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에게 보낸 군대식 규율 요구 문자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는 '청소년문화예술○○○'이라는 업체에 지원했다가 채용 담당자로부터 황당한 내용의 문자를 받게 됐다는 A씨의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A씨에 따르면 '청소년 뮤지컬 및 각종 산하 프로그램을 담당할 기획·연출·극작 담당자를 구한다'는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A씨는 얼마 후 채용 담당자로부터 받게 된 문자 메시지 내용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YouTube 'JTBC News'
채용 담당자는 문자에서 "기본 FM 안내해 드린다. FM을 상당히 중요시하고 보수적으로 강조한다. 엄수해주셔야 한다"며 "다나까 필수. 말끝에 대표님 호칭 필수. 관등성명(언제 어디서든 본인 이름을 부르면 '네 대표님, OOO 사업부 매니저 OOO입니다. 말씀하십시오'라고 바로 나올 수 있어야 함) 필수. 복명복창(어떤 것을 요청하였을 때 단순히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이 아니라 '네 알겠습니다. 뭐뭐 하겠습니다. 대표님' 등으로 답변) 필수입니다"라고 명시했습니다.
여기서 FM은 정해진 규칙과 절차를 엄격하게 따른다는 의미의 일상 용어인데요. 더 충격적인 것은 직원들의 자세까지 규정한 내용이었습니다.
문자에는 "정식 자세는 눈 감고 머리 묶고 허리 펴고 발 붙인 공수 자세로 대기하는 것을 말하고, 약식 자세는 앉아 있을 경우 정식 자세에서 머리 묶고 눈 감는 것만 제외하면 동일하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처럼 군대식 규율을 설명한 후 담당자는 A씨에게 "동의 및 엄수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문제의 업체는 제작진 측에 "당사 내부 사건사고 등으로 인해 부득이 규정하게 된 사안"이라며 "업무태만, 노쇼, 중도하차 등 가볍게 지원하는 구직자들 때문에 갈등이 있어 지원자 태도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만들었다"고 해명했지만,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조폭 경영이냐", "군대도 아니고 어이가 없다" 등의 강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이 업체가 2년 전에도 배우 구직 과정에서 '배우 하대 업체'로 지적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다시 주목받으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