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아파트 생일 파티 중 발생한 비극적 사건

가족들이 함께 모인 생일 파티 자리에서 아버지가 쏜 사제 총탄에 맞아 숨진 30대 아들의 사망 원인이 확인됐습니다. 

지난 2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부검을 실시한 후 "피해자 A(34)씨는 우측 가슴과 좌측 복부(옆구리) 부위 총상으로 인한 장기 손상이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습니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조직 검사와 약독물 검사 등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범행에 사용된 탄환 모습 / 인천경찰청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0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의 한 아파트 33층 자택에서 아버지 B(62)씨가 발사한 사제 총기에 맞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건 당시 해당 아파트에서는 A씨가 준비한 B씨의 생일 파티가 진행 중이었으며, A씨의 아내와 자녀 2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범행 직후 서울로 도주했으며, 다음날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과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 타이머 장치가 발견됐습니다.

내부에 폭발물을 설치했던 60대 A씨의 자택 현관 앞에 사건 조사 중임을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 뉴스1

경찰은 타이머가 21일 정오에 작동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기폭장치가 작동했다면 실제 폭발 가능성도 높았다"는 1차 소견을 전달했습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가정불화가 있었다"는 말 외에는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B씨에 대해 살인과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법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서울경찰청과 인천경찰청은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B씨의 범행 동기와 계획성 등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으며, 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B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검토 중입니다.

지난 20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 앞 수사관들이 서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