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인천 송도 총격사건' 피해 유족 "이혼 때문 아냐, 며느리·손자까지 죽이려 해"

아들 살해하고, 며느리·손자까지 노렸다... 유족 "무차별 살인 시도였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자제 제작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당시 함께 있던 며느리와 손자들까지 살해하려 했다는 주장이 유족 측으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유족은 이번 사건의 동기를 '이혼에 따른 가정불화'로 축소하는 데 강하게 반발하며, 2차 피해 우려로 피의자의 신상공개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내부에 폭발물을 설치했던 60대 A씨의 자택 현관 앞에 사건 조사 중임을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 뉴스1뉴스1


"며느리·아이들 향해도 총 겨눠... 총기 문제로 미수"


지난 22일 인천 송도 총격 사건 유족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피의자에게는 참작할 만한 범행 동기가 존재할 수 없다"며 "사건은 철저히 계획된 범죄이며, 죄 없는 피해자를 가족들 앞에서 무참히 살해한 잔혹한 사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피의자 A씨(62)는 지난 20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아들 B씨(33) 가족과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편의점에 다녀오겠다"고 자리를 떴습니다. 


이후 사제 총기를 들고 돌아온 그는 아들을 향해 두 발을 쏴 숨지게 했고, 자리에 함께 있던 아들 지인들과 며느리를 향해서도 방아쇠를 두 차례 더 당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족 측은 "피의자가 손자들이 숨어 있던 방문을 열려고 수차례 시도하며 위협했고, 개문에는 실패했다"며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을 살해 대상으로 삼은 무차별 범죄였고, 총기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 앞 수사관들이 서있다. / 뉴스1뉴스1


"가정불화 탓 아냐... 25년 전, 이혼 때 피해자에게는 이 사실 숨겨" 


이번 사건을 '가정불화'로 해석하려는 시각에 대해 유족 측은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유족은 "피의자는 25년 전 피해자의 어머니와 이혼했으나 이를 자녀에게 숨긴 채 사실혼 관계를 이어갔고, 피해자 혼인 후에도 모친은 가정을 위해 헌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8년 전 이혼 사실을 피해자에게 알렸지만, 피의자의 상처를 염려해 피해자도 이를 아버지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족 측은 이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의자의 일방적 주장인 '이혼에 따른 가정불화'는 범행 동기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히려 "피해자는 가정을 위해 묵묵히 노력해온 사람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족은 신상공개에도 반대 뜻을 밝혔습니다. 피의자의 얼굴이 공개될 경우, 아직 어린 손자들이 이를 인지해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사건 발생 아파트 단지 / 온라인 커뮤니티사건 발생 아파트 단지 / 온라인 커뮤니티


경찰 "폭발물 설치 정황까지"... 법원, 구속영장 발부


한편 인천 연수경찰서는 A씨를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법 위반, 현주건조물 방화 예비 혐의로 22일 구속했습니다. 


인천지법은 "주거지에 폭발물을 설치하려는 시도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A씨는 범행 직후 서울로 도주했으며, 며느리의 "시아버지가 남편을 총으로 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약 3시간 뒤인 21일 0시 20분쯤 서울 시내에서 체포해 인천으로 압송했습니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금속 파이프를 조립한 조잡한 형태였으며, A씨가 거주하던 서울 숙소에서는 점화장치와 타이머가 부착된 폭발물 15개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정밀 분석을 통해 추가 범행 계획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