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구속영장 기각... 특검 수사 어디로?
평양 무인기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내란 특검의 수사에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 사령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구속의 사유와 정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특검팀의 영장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유서까지 작성했던 김 사령관의 심리적 불안정 상태가 호전된 점도 기각 사유 중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 무인기 침투 의혹 등 외환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7.17 / 뉴스1
'유서' 발견에서 긴급체포까지... 숨 가쁜 전개
특검팀은 앞서 김 사령관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컴퓨터에 저장된 '유서'를 발견했습니다.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특검은 신속하게 행동에 나섰습니다.
지난 17일 1차 소환 조사 이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18일 2차 조사를 진행했고, 같은 날 밤 김 사령관을 긴급체포했습니다.
김 사령관은 특검 출석 당시 "저를 포함한 우리 부대원들이 몇 명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너무 안타깝습니다"라며 불안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드론작전사령부의 무인기 침투 작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5.7.14 / 뉴스1
김 사령관이 받고 있는 혐의는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등입니다.
특검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문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 혐의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공개한 '정찰드론중대 숙달비행훈련' 문건에는 드론사가 지난해 10월 15일 무인기 2대(74호기, 75호기)로 비행했다고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75호기만 비행이 이루어졌고, 비행하지 않은 74호기에 대해서는 "정상 비행하다 원인 미상으로 없어진 것처럼 보고서에 쓰라는 상부 지시가 있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습니다.
특검팀은 분실 처리된 이 74호기가 사실은 엿새 전 평양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사실을 숨기려고 허위로 비행한 것처럼 꾸미고 분실 처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인기 비행 로그 기록을 삭제하고, 무인기에 달았던 전단통을 떼어 없앤 혐의도 있습니다.
지난 9월 2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방공레이더 제압 무인기(HARPY) 등이 포함된 유무인 전투제대가 분열을 실시하고 있다. 2024.10.1/뉴스1
김 사령관은 이러한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는 비밀 군사 작전이란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비상계엄과는 무관한 정상 작전이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김 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를 밝힐 '키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검의 외환 수사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쌓으려고 지난해 10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무인기 부분은 국가 안보나 이익과 직결돼 있어서 수사 과정에 극도의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극도의 보안이 필요한 조사 대상자에 대해서는 군 영내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 경과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외환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검팀은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외환 혐의는 추가 수사를 위해 적용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