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 경영진 2명 구속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4명 중 2명이 구속되었습니다.
특검 수사 개시 이후 첫 성과로, 김 여사를 향한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일준 전 삼부토건 회장 / 뉴스1
18일 새벽 2시 10분경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반면 조성욱 전 삼부토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되었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이 회장과 이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 사유에 대해 "도망할 염려와 증거를 인멸한 염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조 전 회장의 경우 "피의자의 사기적 부정거래 범행에 대한 구체적인 역할 및 가담 내용, 실행행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이로 인해 피의자에게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허위 홍보로 주가 조작 의혹
지난 3일 삼부토건 압수수색 하는 김건희 특검팀 / 뉴스1
특검팀은 지난 14일 이들 세 명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지난 2일 수사를 정식 개시한 후 처음으로 청구한 구속영장입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특검은 그가 연락을 끊고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부토건 전·현직 임원 4명은 2023년 5~6월경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속여 주가를 띄운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총 369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이들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삼부토건 측이 포럼 참가비를 냈음에도 '초청됐다'고 허위 홍보했으며, 재건 사업 관련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 등 보도자료에 허위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는 게 특검팀의 설명입니다.
김건희 여사 / 뉴스1
특히 특검팀은 포럼 전후로 국외 사업 수주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근거로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진지하게 추진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된 삼부토건은 1000원대였던 주가가 2개월 뒤 장중 5500원까지 급등하는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법원이 삼부토건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