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3명 구하고 희생된 중학생, 대구 첫 '의로운 시민' 인정
추운 겨울 저수지에서 물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중학생이 대구시 첫 '의로운 시민'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지난 1월 13일 오후 5시19분쯤 대구 달성군 서재리에 있는 한 저수지에서 중학생들이 빠져 구조당국이 구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대구시의회는 8일 하중환 운영위원장이 달성군 다사읍에 위치한 중학교 1학년 고(故) 박건하 군의 유족 자택을 방문해 '의로운 시민 증서'와 특별위로금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박 군은 지난 1월 대구 달성군 서재리의 한 저수지에서 함께 놀던 친구들이 물에 빠지자 주변에 있던 낚싯대와 나뭇가지 등을 이용해 친구 3명을 구조했고, 마지막 한 명을 구하던 중 자신도 물에 빠져 가라앉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박 군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의사자 지정에 이어 '의로운 시민'으로 예우
앞서 지난 5월 보건복지부는 2025년 제2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박 군을 의사자로 공식 인정했다.
지난 1월 16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에 흰 국화가 놓여 있다. / 뉴스1
의사상자는 직무 외 행위로 위험에 처한 타인의 생명과 신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안전을 희생하며 구조 활동을 하다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을 지칭한다.
이번 '의로운 시민' 인정은 대구시 관련 조례 개정 이후 생명을 구한 시민에 대한 첫 번째 제도적 예우로, 박 군은 대구시 최초의 의로운 시민이 됐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박 군에게 증서와 함께 특별위로금을 지급하게 됐다.
하중환 운영위원장은 "박건하 군은 단 한 번의 결단으로 세 명의 생명을 지켰고, 그 용기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진실한 가치"라며 "그의 숭고한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공동체의 이름으로 예우하고 기억하는 것이 마땅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