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이 병' 걸린 환자 치료하던 청주 의료진 7명 '2차 집단 감염'

SFTS 환자 치료 중 의료진 7명 2차 감염...개인보호구 착용 중요성 재확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 7명이 환자의 혈액과 체액에 노출돼 2차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주의 한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SFTS 중증 환자 A(69)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던 의료진들이 환자의 혈액과 체액에 노출되어 감염됐다.


 A씨는 지난달 2일 발열 증상을 보인 후 4일 보은 소재 병원에 입원했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이후 5일 청주 소재 종합병원으로 이송됐고, 9일에는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상급종합병원으로 다시 옮겨졌다. 집중 치료에도 불구하고 A씨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으며, 11일 심폐소생술을 받던 중 사망하고 말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심폐소생술에 참여한 의료진 중 9명에게서 지난달 17일부터 20일 사이에 발열, 두통, 근육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SFTS 확인진단검사 결과 이 중 7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역학조사에서 이들은 기관 내 삽관, 객담 흡입, 인공호흡기 적용, 심폐소생술 등의 의료 처치 과정에서 환자의 혈액과 체액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장시간 처치가 이루어지면서 의료진의 노출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2차 감염된 의료진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아 현재는 증상이 모두 호전된 상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질병관리청은 "환자 체액 등에 직접 노출된 의료진과 장례지도사, 간접적으로 노출돼 감염 우려가 있는 의료진, 가족 등을 대상으로 최대잠복기(14일)의 2배인 28일 동안 추적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접촉자 전원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추가 전파 우려가 없어 환자가 거쳐간 의료기관명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FTS는 주로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이지만, 중증 환자나 사망자의 혈액 또는 체액에 노출될 경우 사람 간 전파도 발생할 수 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SFTS 사람 간 2차 감염자는 총 35명으로, 이 중 의료진이 34명, 장례지도사가 1명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심폐소생술이나 기관 삽관술 등 응급 처치를 수행한 의료진이거나 사망 환자의 시신 염습을 담당한 장례지도사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SFTS는 현재 특별한 치료제나 예방 백신이 없으며, 국내 환자의 치명률은 18.5%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야외활동이나 SFTS 환자 진료 시 개인보호구 착용을 통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번 사례를 통해 의료기관 내 2차 감염 위험성을 재확인하게 된 만큼 SFTS 환자 진료·치료 시 개인보호구를 착용하는 등 의료종사자 감염관리를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SFTS는 농작업 및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므로 긴 옷, 모자, 양말 등을 착용해 노출 부위를 줄이고 기피제를 사용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