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창고형 약국' 개장... 소비자는 환영, 약사회는 '일탈' 비판
경기 성남시에 국내 첫 '창고형 약국'이 문을 열었다. 대형 마트처럼 카트를 끌고 다니며 의약품을 고를 수 있는 이 약국은, 개장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약국은 430㎡(약 130평) 규모로, 최근 개설된 약국들의 평균 면적의 7배에 달한다. 개장 첫날부터 카트나 장바구니를 든 손님들로 북적였다.
사진=메가팩토리
서울 강동구에서 차를 이끌고 방문한 시민 A씨는 "한꺼번에 와서 사면 효율적인 거 같다. 시중보다 가격이 20%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 약국에는 약사 7명이 상주하며 약 설명과 추천을 담당하고 있다. 약사들은 손님들의 계속되는 질문을 막힘없이 처리하고 있다. '재방문 의사'를 높이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창고형 약국 측은 생각했던 것보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 고무된 상태다. 최소 3년 정도는 지켜보고 확장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그 계획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약사사회 "약국의 공공성·전문성 훼손" 반발
그러나 약사사회는 창고형 약국의 등장을 곱지 않게 보고 있다. 전국 약국 수는 2005년 2만 곳을 넘은 뒤, 지난해 약 2만4000곳으로 꾸준히 증가해 경쟁이 이미 치열한 상황이다.
다나와
작은 약국들이 거대 자본 앞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환자 건강 상태에 맞는 약 처방이 필수인데, 대량 구매를 부추길 경우 과도하게 약이 처방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 "일탈 행위, 적극 대응할 것"
대한약사회는 창고형 약국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약사회는 "공산품 판매 방식을 약국에 도입하는 것은 약국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부정하고, 약사의 직업윤리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탈 행위"라며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나와
창고형 약국의 확산 여부가 향후 약국 산업과 소비자 접근성, 의약품 관리 체계 전반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