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수입 급증, 국내 김치 산업 위기 직면

국내 김치·배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5월까지의 김치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찾는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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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입된 김치는 총 13만7783톤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수입액 역시 7988만3000달러로 11.7% 늘었다. 이는 2007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1~5월 기준 최대 규모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김치 수입량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 상승이 중국산 김치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국내 물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부담 증가를 꼽는다. 특히 외식업계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산 김치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한민국김치협회 윤영채 실장은 "반찬용 김치는 국내산, 찌개용 김치는 중국산을 사용하던 외식업체들이 이제는 비용 부담으로 반찬용 김치까지 중국산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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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소비자물가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김치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3.2%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김치 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김치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은 주원료인 배추 가격의 급등이다.

배추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년 대비 16~67%까지 상승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상 기온과 대설·한파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한 생육 환경 악화와 공급 불안정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산과 국산 김치의 가격 차이, 60% 이상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식자재마트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중국산과 국산 김치의 가격 차이는 확연하다.

F식자재마트의 온라인 판매가 기준으로 중국산 김치는 10kg당 최저 1만3800원인 반면, 국산 김치는 4만500원이었다.

A식자재마트에서도 중국산은 10kg당 1만4200원, 국산은 3만58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중국산 김치를 선택할 경우 비용을 60~65%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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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 수요 증가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2021년 10월부터 수입산 김치에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이 적용되면서 위생 및 안전관리가 강화된 점도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물가 상승과 전반적인 경제 침체로 인해 중국산 김치 수입은 앞으로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민국김치협회 윤영채 실장은 "단순히 김치 업체뿐 아니라 국내 무·배추 등 김치 관련 농업까지 타격을 받아 연쇄적으로 산업 기반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 업계의 큰 우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응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영세 업체에 저장 시설과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여름배추 수급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