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관광객, 카페 주차장·화장실만 이용 후 '무단 이탈'... 업주 "장사 접고 싶었다"
강원 강릉의 한 카페에 관광버스를 타고 온 단체 손님들이 주차장과 화장실만 이용한 뒤 음료 한 잔 사지 않고 떠난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카페 측은 성수기 영업시간 내내 해당 단체를 기다리며 다른 손님들을 돌려보낸 상황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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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주차 공간까지 확보했지만... 단체 손님은 '화장실만 이용'
지난 24일 강릉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알리며 "진짜 인류애가 바사삭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인간에게 오만정이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경 한 남성이 매장을 찾아와 "관광버스 2대 정도가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서 바다를 보러 갈 예정"이라며 주차 가능 여부를 물었다. 정확한 도착 시간을 묻자, 남성은 오후 1시에서 1시 30분 사이에 도착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A씨는 다른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관광버스 2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을 미리 비워뒀다. 그는 "단체 손님이 오신다니까 원래라면 더 오래 머물 손님들까지 자리를 내주셨다"고 말했다.
약속된 시간, 관광버스가 도착했고 A씨는 직접 주차 안내에 나섰다. 그러나 승객들은 "바다를 보고 와서 음료를 사겠다"며 자리를 떴고, 이후 다시 돌아와서도 커피는 사지 않은 채 버스로 돌아가버렸다. 이용한 것은 주차장과 화장실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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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타임 날려버렸다"... 7년간 문 닫지 않았던 가게, 하루 영업 중단
A씨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가장 바쁜 시간대를 통째로 날렸다"며 "○○대학교라고 적힌 관광버스였다. 학교 이름을 떡하니 붙이고 이런 민폐를 끼치면 되느냐"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요즘처럼 손님 귀한 시기에 단체 손님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고도 오히려 매출을 잃었다"며 "그날 문을 닫고 싶을 만큼 속이 뒤집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A씨는 다음날 카페 문을 닫았다. 그는 "장사 시작한 지 7년 동안 단 하루도 문을 닫은 적 없었는데, 아내가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해 더는 버틸 수 없었다"고 말했다.
"휴게소 취급한 셈"... 시민들 비판 잇따라
업주 인스타그램
이 사연이 퍼지자 누리꾼들은 단체 관광객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사지도 않을 거면서 예약까지 했다는 게 황당하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이는 "휴게소도 아니고, 도 넘은 민폐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학생들을 데리고 다니는 인솔자가 더 문제"라며 "학교 이름이 적힌 버스를 타고 이런 행동을 하는 건 단순한 실수 수준이 아니다. 결국 학교 측 사과문이 올라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대학 측의 입장 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학부모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사건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