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뒤덮은 수천 마리 잠자리 떼, 조업 방해
제주 앞바다가 수천 마리의 된장잠자리 떼로 뒤덮이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이 잠자리 떼는 조업 중이던 어선에 몰려들어 선원들의 작업을 방해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난 18일 새벽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인근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낚싯배에 날아든 잠자리 떼 / JIBS 보도화면
JIBS 제주방송이 1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날 새벽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인근 해역에서 낚시 작업 중이던 배에 수천 마리로 추정되는 잠자리 떼가 한꺼번에 날아들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화면이 흐릿할 정도로 많은 잠자리들이 집어등을 밝힌 낚싯대 주변으로 몰려드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 잠자리들은 낚시를 하던 사람들의 몸에도 빼곡히 달라붙었다.
제주 어선의 한 선장은 "한두 마리가 아니고 배 전체를 다 덮을 정도"라며 "사람 등에도 달라붙어서 거의 조업을 못 할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잠자리 떼는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낚싯배를 뒤덮으며 정상적인 조업 활동을 어렵게 만들었다.
기후변화와 이른 장마가 원인으로 지목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에 제주 바다를 뒤덮은 것은 몸길이 3.7~4.2㎝의 된장잠자리로 확인됐다. 이 종은 일반적으로 장마가 지난 7월 중순에 가장 많이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된장잠자리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출발해 한반도를 거쳐 일본 규슈 지역까지 이동하는 경로를 가지며, 모기나 파리 같은 해충을 잡아먹어 익충(유익한 곤충)으로 분류된다. 주목할 점은 이번 현상이 초여름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잠자리가 활동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개체 수가 증가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당시에는 김녕항 인근에서 수천 마리의 된장잠자리 떼가 낚싯배를 덮친 사례가 있었다. 이번에는 그곳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수월봉 인근 해역에서 관찰되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초여름에 이런 대규모 잠자리 떼가 관측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