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여탕·남탕 스티커 바꿔 붙여 여성 알몸 노출 피해 준 20대 남성, 경찰 입건

목욕탕 스티커 장난으로 여성 피해자 발생... 20대 남성 입건


목욕탕 엘리베이터에서 여탕과 남탕 스티커를 바꿔 붙여 여성 이용객에게 신체 노출 피해를 준 2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2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1시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목욕탕 엘리베이터에서 3층 버튼 옆 남탕 스티커를 5층 버튼 옆 여탕 스티커와 바꿔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이로 인해 한 20대 여성이 남탕을 이용하게 되어 자신의 알몸이 다른 남성에게 노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 여성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건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의자 2명을 확인했으며, 지난 16일 스티커를 바꿔 붙인 A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있던 다른 1명의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피해자 심각한 정신적 충격... "옷 입고 나가도 발가벗은 느낌"


앞서 지난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해당 사건의 피해자 부부는 사건 당일 심야 근무를 마친 후 함께 목욕탕을 찾았다.


아내 B씨는 엘리베이터 버튼 옆에 붙은 3층 '여탕', 5층 '남탕' 표시를 확인하고 3층으로 향했다. 그러나 씻고 나온 B씨는 탈의실에서 옷을 입은 남성과 마주치게 됐다.


당시 B씨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B씨는 황급히 몸을 숨기고 사우나 측에 확인한 결과, 실제로는 "3층이 남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엘리베이터 버튼 옆에 붙은 여탕과 남탕의 표시가 서로 뒤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목욕탕 CCTV를 확인한 결과, 사건 발생 4시간 전 20~30대로 추정되는 남성 무리가 여탕과 남탕 스티커를 바꿔 붙이고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목욕탕 측은 "동일 인물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전에도 여탕, 남탕 표시를 바꿔 놓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B씨는 이 사건 이후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그녀는 "옷을 입고 나가도 남성이랑 마주치면 발가벗은 느낌이 든다. 계속 우울감이 든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또한 "스티커를 바꿔 붙이면서 낄낄대는 영상을 봤는데, 본인들은 장난이라고 해도, 누군가 심하게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욕탕을 함께 찾은 남편 A씨도 "당시 맨발로 내게 달려온 아내가 손을 바들바들 떨고 울면서 '여기 여탕이다'라고 얘기했다. 너무 황당하고 화가 많이 났다"며 아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았다"며 "업무방해 외에 여성 신체 노출 피해와 관련해 추가로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