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이모티콘 왜 안 써요?"... 학부모들 지적에 매일 상처 늘어가는 어린이집 교사들

어린이집 교사의 고충과 현실적 어려움


한 어린이집 교사가 직업적 고충을 털어놓은 글이 온라인상에서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고 있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N년차 어린이집 교사 A 씨가 올린 글에서는 유아교육 현장에서 겪는 현실적 어려움과 심리적 부담감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 씨는 "저를 응원해 주시는 학부모님들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일에 점점 회의감을 느낀다"며 "학부모가 원하는 부분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에 죄송하고 답답하고 슬픈 마음이다"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교사로서의 열정은 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상황이 글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A 씨는 "열정을 갖고 교사 생활에 임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행복하지만 행복은 점점 흐려지고 교사로서, 인격체로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고 제 하루를 점점 잃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과도한 학부모 요구와 심리적 압박


A 씨가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연차 사용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방학이 없는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개인 연차는 중요한 휴식 시간임에도, 일부 학부모들은 "왜 이렇게 잦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한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더 놀라운 것은 소통 방식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다.


A 씨에 따르면 키즈노트에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사의 기분 상태를 확인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한다. 또한 담임 교사가 아닌 상급자에게 민원을 제기하면, 교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학부모의 마음을 달래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의 작은 상처에도 의문을 제기하며, A 씨는 "자신의 숨소리가 한숨으로 들리진 않을지" 걱정할 정도로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교사의 자책감과 소진 현상


이러한 상황에서 A 씨는 깊은 자책감을 느끼고 있다.


"학부모를 만족시켜 드릴 수 없는 교사라는 생각에 자책감도 들고 스스로 내가 부족한 사람인가 싶고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죄송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최선이기에 너무 힘들고 답답하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 씨는 "연차 사용하는 것조차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고 다 죄송하다"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느낌과 늘 불안한 마음을 웃음 속에 가둬두고 괜찮은 척 지내지만 내 삶이 이게 최선이냐는 생각도 들고 힘들다"고 털어놨다.


특히 "아이들에게 사랑을 더 쏟고 집중하고 싶지만 15명 이상 되는 아이들을 보다 보면 놓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지 않나"라며 "그러면 얘기해주고 함께 보완해 나가면 되지 않나. 저는 제 스스로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라는 절박한 질문을 던졌다. 이 글에 많은 누리꾼들이 위로의 댓글을 남겼다.


"힘내세요. 선생님들 노고 잘 알고 있다", "모든 기대를 충족시키기란 쉽지 않지만 당신의 노력과 사랑은 분명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에서 내 아이 하나만 보기에도 벅찬데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돌볼까 대단하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 "아이들 돌보는 게 쉽지 않다는 거 키워본 부모들은 누구나 다 안다"라는 공감과 지지의 메시지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