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15%' 외쳤지만...8.34%에 그친 첫 도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대선 막판, '선거비 전액 보전'을 염두에 둔 듯 득표율 '15%'를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결과는 냉정했다. 이준석 후보는 첫 대선 도전에서, 일각에서는 '처참하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6.3/뉴스1
100% 개표가 완료된 뒤 확정된 최종 득표율은 8.34%다. 보여줬던 자신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개혁신당 내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순간, 천하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카메라가 클로즈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망에 가까운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동탄 신화' 꿈꿨지만...현실은 차가웠다
개혁신당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지난 총선에서 이준석 대표가 극적으로 당선됐던 '동탄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쳐왔다. 명분은 대권 도전이었지만, 실질적 목표는 15% 득표율 달성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천 위원장은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과정이었지만, 이준석 후보는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멋지게 완주했다"며 "사표 방지 심리와 관행적 투표 성향을 뚫고 압도적으로 새로운 미래인 이준석 후보를 선택해주신 모든 유권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천하람 의원 / 뉴스1
이 후보도 국회 개표상황실을 찾아 "이번 선거의 결과와 책임은 전적으로 제 몫"이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 개혁신당은 총선과 대선을 완주한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희가 잘한 점과 부족했던 점을 면밀히 분석해, 정확히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될 텐데, 국민통합과 경제 상황에 대한 세심하고도 정확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며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사표 심리'와 협소한 지지 기반...재정 부담도 과제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절반의 성공'으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3차 TV토론에서 나온 성적 혐오성 발언은 유권자들에게 오랫동안 부정적 인상으로 남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상 '3자 구도' 속에서도 10%에 미달한 득표율은 향후에도 반복적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냉정한 전망이 제기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5.6.3/뉴스1
그럼에도 단일화 없이 완주한 점은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이 선거 막판까지 단일화를 압박했지만, 이 후보는 "계엄 세력과의 단일화는 없다"며 완주를 고수했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과제는 간단치 않다. 득표율 10%에 미달함에 따라 선거비를 한 푼도 보전받지 못하게 돼 당의 재정적 부담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10% 이상 15% 미만 득표 시 선거비용의 절반, 15% 이상이면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풀어야 할 '과제' 많다는 분석도 나와
3일 SBS 개표방송에 출연한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준석 후보가 선전한 것은 맞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층이 2030 남성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고, 젠더 갈등을 너무 깊숙이 건드린 점은 정치적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준석에게 표를 주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는 이른바 '사표 방지 심리'가 보수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 뉴스1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준석 후보가 대선을 완주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7%대 득표율에 그친 데에는 사표 심리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