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해군 초계기 추락 당시 CCTV 공개... 갑자기 확 꺾이더니 수직 낙하 (영상)

해군 초계기 추락 CCTV 영상 공개


경북 포항에서 훈련 비행 중 추락한 해상초계기(P-3)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30일 해군은 사고 하루 만에 유족의 동의를 얻어 1분 20초 분량의 해군 포항공군기지 내 CCTV 영상을 언론애 공개했다.


사고기는 정상 경로로 비행하다 갑자기 추진력을 상실한 듯 수직으로 자유 낙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사이트해군


공개된 영상에서 사고기는 포항 기지에서 예정된 세 번의 이착륙 훈련(Touch and Go: 활주로 접촉 후 재상승) 중 두 번째 훈련을 위해 하늘로 날아올라 약 20초간 직선 방향으로 비행했다.


이후 오른쪽으로 선회해 20초가량 곡선으로 비행하던 중 비행 약 40초 지점에서 갑자기 추진력을 상실한 듯 수직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CCTV 영상에서도 추락 당시 상황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해군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한 사고기가 공중에서 두어 차례 뒤집어지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으며, 이는 기체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영상 분석 결과 새 떼 등 외부 충돌 요인은 특별히 식별되지 않았다.


인사이트해군


기체 통제 불능 상태로 급추락... 비상 탈출 시간 확보 어려웠을 듯


당시 영상에 따르면 사고기가 낮은 고도로 비행하고 있어 승무원들의 비상 탈출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P-3 초계기에서 낙하산을 이용해 탈출할 수 있는 최저 고도는 3000피트(약 1km)로 알려졌으며, 이 기종에는 버튼을 누르면 조종석과 함께 몸이 밖으로 튀어 나가는 사출형 비상탈출 기능이 장착되어 있지 않다.


또한 초계기가 통제력을 잃은 후 지상까지 떨어지는 시간이 10초 안팎으로 매우 짧았던 점도 승무원들의 탈출을 어렵게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사고기 조종사는 추락 1분 전까지도 관제탑과 정상적인 교신을 했으며, 비상 상황과 관련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3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내 금익관에 마련된 해상초계기 추락 순직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영정 오른쪽에는 고 강신원 상사의 생일 케이크가 놓여져 있다. 2025.5.31 / 뉴스1


해군은 30일 오전 사고 현장에서 음성녹음 저장장치를 회수했다.


음성녹음 저장장치에는 조종사 등 승무원들의 기내 통화 내용과 항공기외 통화 내용 등이 녹음되어 있어 추락 직전 어떤 문제가 발생했 지 알 수 있는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행정보저장장치(쁠랙박스)는 장착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1시 49분경 경북 포항시 동해면의 한 야산에서 해군 해상초계기가 추락해 탑승자 4명 전원이 사망했다.


해군은 사고 직후 해군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사고 기종인 P-3 계열의 해상초계기 비행을 중단하고 안전점검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