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유소년 선수 학대' 논란 손웅정 감독, 징계 받는다... "3개월 출전 정지"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결과 따라 징계...법원은 벌금 300만원 약식명령


손흥민(33·토트넘)의 부친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아동학대 혐의로 징계를 받았다. 


함께 적발된 지도자 2명과 함께 각 3~6개월의 출전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이들은 징계 기간 동안 체육회 및 관련 단체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지난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원특별자치도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라 손 감독과 A 코치에게 출전정지 3개월, 손흥민의 형으로 알려진 손흥윤 수석코치에게는 6개월의 출전정지 징계를 최근 의결했다. 


SON축구아카데미 손웅정 감독 / 뉴스1SON축구아카데미 손웅정 감독 / 뉴스1


손 수석코치의 경우 '폭행·상해가 우발적이며 특별히 참작할 사유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위원회는 '언어폭력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며, 손 코치에 대한 징계는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상 폭력행위 징계 기준 중 가장 낮은 수위에 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심 맞불...피해자 측도, 징계 대상 측도 이의 제기


그러나 피해 아동 측 변호인인 류재율 변호사는 징계 수위가 가볍다는 입장이다. 


류 변호사는 "학대 행위는 단발적인 것이 아닌, 여러 차례 반복된 정황이 있어 우발적이라 보기 어렵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손 감독과 코치진 역시 이번 징계 처분에 불복해 재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대상자가 재심을 신청할 경우, 일반적으로는 징계 효력이 중단되지만, 폭력 및 인권침해와 관련된 사안의 경우 예외적으로 징계 효력이 유지된다.


피해 아동 측은 지난해 3월 9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손흥윤 수석코치가 허벅지를 코너킥 봉으로 가격해 2주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피해 학생은 경기 패배 이후, 팀원들과 함께 '20초 안에 중앙선을 통과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지시를 지키지 못한 4명이 체벌을 받았다는 진술도 담겼다.


손웅정 감독 / 뉴스1손웅정 감독 / 뉴스1


진술서에는 손 감독에게 욕설을 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A 코치로부터 엉덩이, 종아리, 머리 등을 반복적으로 맞았다는 주장, 구레나룻을 잡아당기는 등의 체벌도 기록돼 있다.


'사랑의 지도'였다던 손웅정...합의금 협상 과정서 '5억 요구' 정황


논란이 불거지자 손웅정 감독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지도는 결코 없었다"며 "시대 변화와 기준을 인지하지 못한 채 내 방식대로 지도했던 점을 반성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손 감독과 손 코치 등 3명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됐고, 법원은 검찰 청구와 같은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다만,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은 함께 내려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피해 아동의 부친 B씨가 손 감독 측에 5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정황도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B씨는 손 감독 측 법률대리인 김형우 변호사에게 "변호사가 '최소 5억 밑으로는 받지 마라'고 조언했다"고 말했고, 김 변호사가 "어떤 변호사냐, 알려달라"고 반문하는 장면이 담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씨는 "결국 합의라는 건 돈 아니냐"며 "일반 사건이면 1500만원 정도겠지만, 손흥민은 전 세계 스포츠 스타다. 이 사건이 그 정도 가치냐"고 말했고, "만약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처리한다면 5억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당 사건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으며, 공정위의 재심 절차와 별개로 축구계 전반의 지도 방식과 책임 의식에 대한 근본적 재점검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