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하와이서 만난 김대식 의원에 '정치 메시지 창구' 맡겨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다만 김 후보 당선을 돕기 위한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합류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8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선대위는 홍 전 시장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김대식·유상범 의원 등으로 구성된 특사단을 미국 하와이에 급파했다.
홍준표 / 뉴스1
19일 연합뉴스는 김 의원이 "홍 전 시장은 '윤 전 대통령이 이미 탈당한 만큼 김문수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홍 전 시장은) 보수 통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며 "앞으로 정치적 메시지는 김 의원을 통해 전하겠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정치 대리인'으로 김 의원을 지정한 셈이다.
합류 설득은 실패...김 의원 "내일도 남아 설득 계속할 것"
그러나 김 의원은 이날 홍 전 시장에게 선대위 참여를 공식 요청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적인 설득은 하지 못했지만, 내일 하와이에 더 머물며 계속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홍 전 시장은 지난해 말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 탈당하고 하와이로 출국했다. 김문수 후보 측이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홍 전 시장은 이를 거절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 뉴스1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른다", "정통 보수주의는 대선 이후 새판을 짜야 한다"는 등의 글로 당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페북 프로필 사진으로 읽는 '우회적 메시지'
이날 홍 전 시장은 페이스북 커버 사진을 푸른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으로 교체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선대위 합류는 없다는 간접적 의사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붉은색은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을, 파란색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이다.
그러나 약 4시간 뒤, 홍 전 시장은 사진을 다시 변경했다. 이번에는 파란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완전히 거부하는 것도, 그렇다고 수용하는 것도 아닌 '여지를 둔 메시지'로 보는 시각도 있다.
Facebook '홍준표'
정치권 관계자는 "홍 전 시장 특유의 여운 남기기 전략으로 보인다"며 "명확한 입장을 피하면서도 정치적 존재감을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