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7일(토)

의원총회 연설 전 국힘 의원들에게 '큰 하트' 쏜 김문수의 기백 (사진)

74세의 기백, 학창 시절 그대로


성인이 되기도 전이던 고등학생 시절,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던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해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던 인물의 기백은 어느덧 일흔네 살이 된 지금까지도 조금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서슬 퍼런 군부 독재에 맞서 모진 고문을 견디는 동안에도 그는 끝내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렇게 지켜낸 원칙은 지금도 여전히, '자신만의 해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그의 태도에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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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을 당 후보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며 정통성을 확보한 김문수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강하게 요구한 지도부와 의원들의 압박을 완강히 거절했다.


9일 정오께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 후보는 연단에 올라 연설을 시작했다.


연설에 앞서 그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그리고 참석한 의원들을 향해 환한 미소와 함께 커다란 손하트를 그려 보이며 여유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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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유쾌했지만, 메시지는 단호했다. 김 후보는 단일화 논의의 절차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상당히 놀랐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무소속 후보가 입당조차 하지 않고도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경우, 기호 2번을 달고 우리 당의 자원과 인력으로 선거운동을 하려면 물리적으로 7일까지는 단일화가 완료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지도부 당황, 일부 의원 고성도


이어 당 지도부를 겨냥해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적·부당한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며, "한 번도 선거에서 검증된 적 없는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간판으로 내세우려는 시도일 뿐이다. 그런 단일화 제안에 내가 응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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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저 김문수는 이재명 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과연 한덕수 후보가 이재명을 이긴 적이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후보 등록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문수 논리에 반박 못한 국힘 지도부...권영세, 먼저 자리 떠 


논리적 흠결을 찾기 어려운 김 후보의 주장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긴 말 하지 않겠다. 방금 들은 발언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의원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다"며 "지도자라면, 더 큰 지도자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남긴 뒤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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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 역시 의총이 비공개로 전환된다는 안내를 들은 직후, 권 비대위원장을 따라 의총장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얘기 듣고 가라", "약속 지켜라"라고 외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