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통보에 앙심 품고 무차별 폭행한 남성, 특수상해 및 감금 혐의로 구속
경북 포항에서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길거리에서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이 특수상해 및 감금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피해 여성은 광대뼈 골절 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YouTube 'JTBC News'
지난 8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경북 포항에 사는 20대 여성 A씨가 이별 통보에 앙심을 품은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한 사건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신이 일하던 식당의 30대 사장과 교제를 시작했다. 이 남성은 사귀기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났을 때부터 사소한 말다툼에도 손찌검을 했다고 한다.
지난달 21일 밤, A 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남성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A 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CCTV에 포착된 영상에 따르면,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 A 씨에게 가해자는 발길질까지 했다. 남성은 쓰러진 A씨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어 인근 모텔로 데려가 폭행을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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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감금과 극적인 탈출
A씨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거기서 잠깐 기억이 없다가 모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제가 그때부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릎을 꿇은 채로 울면서 잘못했다고 빌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해자는 침대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진짜 너 죽이고 교도소 갈 테니까 죽어라. 죽여도 되냐"는 식의 협박을 이어갔다.
A씨는 "그 말을 듣고 '내가 진짜 죽겠구나' 생각했다"고 공포에 질렸던 순간을 회상했다.
생존을 위해 A씨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는 "신고 안 할 테니까 제주도로 가자. 비행기표 예매하겠다"며 가해자를 안심시킨 후, 휴대전화를 밖에 떨어뜨렸다는 핑계로 남성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맨발로 방에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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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다른 객실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요청했고, 다른 투숙객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가해자는 폭행 당일 밤 A씨의 어머니에게 "어머니. 제가 여자 친구랑 싸워서 경찰서 가고 있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6분 후에는 "한 대 때렸다. 저 오늘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폭행 사건 이전에는 A씨 명의로 통장과 휴대전화를 개설했하기도 했다. 경찰은 A 씨에게 가해자가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리며 주의를 당부했다.
A씨는 지난 7일 수술을 받았다. 그는 "구속이 돼서 처벌을 받더라도 혹시 앙심을 품을까 봐 걱정된다"며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