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6일(금)

2년 뒤 한국 오는 '새 교황' 레오 14세는 '이런 사람'... 평가 들어보니

역대 최초 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의 행보와 전망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콘클라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잇는 267대 교황으로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가 선출됐다.


레오 14세는 중도파이기에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인사이트교황 레오 14세 / GettyimagesKorea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신학교를 거쳐 교황청립 안젤리쿰 대학에서 교회법을 공부했으며, 198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2001년부터는 12년 동안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장으로 활동하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에 따라 2014년 페루 북서부 치클라요 교구로 파견됐다. 해당 교구는 빈민가와 농촌 지역을 관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오 14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2023년 바티칸 추기경으로 임명돼되어 교황청 라틴아메리카 위원회 위원장과 주교 선출 등 인사를 총괄하는 주교부 장관직을 역임했다.


그는 주교 선출을 심사하는 주교부 위원에 여성 3명을 추가하는 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톨릭 개혁 작업을 도왔다.


다만 레오 14세는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기에 영국 BBC는 "교회 내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고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레오 14세는 차기 교황을 뽑는 추기경 비밀 회의인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유력 교황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그동안 가톨릭 내에서 미국 출신 교황 선출을 경계해왔기 때문이다.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들은 레오 14세가 페루 등 남미를 거점으로 활동했으며, 온화한 성품을 가진 점 등을 높이 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사이트새로 선출된 교황 레오 14세가 2025년 5월 8일 바티칸 시국 발코니에서 첫 연설을 하자 미국인들이 기뻐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레오 14세는 빈곤층을 돌보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되지만, 성소수자 문제에 있어서는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2012년 동성애와 대안가족을 언급하며 "서구 언론과 대중문화가 복음에 어긋나는 믿음과 행동을 조장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인사이트성 베드로 광장에서 많은 인파가 새 교황 선출을 축하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2027년 한국 방문 예정


주목할 만한 점은 레오 14세가 2년 후인 2027년 한국을 방문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는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WYD)에서 2027년 차기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인 세계청년대회는 교황과 청년들이 만나는 행사로 잘 알려져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재위 중인 1984·1985년 바티칸으로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초청한 것을 계기로 1986년 정식으로 시작됐다.


세계청년대회는 대략 2~3년에 한 번씩 7~8월 무렵 개최지를 바꿔가며 열리며, 매번 교황이 개최지에서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만나는 것이 정례화돼 있다.


인사이트4박5일의 방한 일정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배웅나온 사제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8.18 / 뉴스1


레오 14세가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한국에 오면 교황의 역대 4번째 방한으로 기록된다.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을 방문했고, 2014년 프란치스코가 찾아온 이후 13년 만에 교황의 방한이 다시 이뤄지게 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027년 서울 대회에 내외국인을 합해 적게는 40만~50만 명, 많게는 70만~8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