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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로 구조한 유기견 치료비 없어 안락사 당한답니다"

산 정상에 버려진 유기견을 헬기까지 동원해 구조했지만 치료비가 없어 유기견은 제대로 된 치료도 없이 안락사 위기에 처했다.

사진제공 = 대구서부소방서

 

명절 연휴, 소방관들이 헬기까지 동원해 구한 유기견이 '안락사' 당할 위기에 처했다.

 

12일 대구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시 50분쯤 대구 명봉산 정상의 헬기장 인근에 검정색 잡종견 1마리가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소방관들이 1시간 30분 가량 산을 올라 도착한 현장에는 왼쪽 앞, 뒷발에 마비가 있어 거동이 불가능한 강아지가 누워 있었다. 

 

비록 동물이지만 생명을 구해야한다는 생각에 소방관들은 소방 상황실과 항공대에 연락해 유기견을 옮길 헬기와 케이지를 협조받아 녀석을 구조했다.

 

소방관들은 녀석을 돌보다 명절 다음날인 10일 대구유기견보호소에 인계했다. 

 

하지만 12일 현재 이 유기견은 안락사에 처해질 위기에 놓였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다양한 검사가 필요한 녀석을 치료하고 돌보기에는 보호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대구서부소방서

 

대구 북구청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이 유기견 보호소에서 쓸 수 있는 돈은 유기견 1마리당 10만원이다. 10만원에는 유기견 구조비, 인건비, 보호소 사무실 관리비, 안락사비, 화장비가 모두 포함돼 있다. 

 

하지만 녀석에게 필요한 혈액검사만 해도 20만원이 들고 X선, MRI검사까지 하게 되면 80여 만원이 들고 추가 검사와 치료를 할 경우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호소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녀석은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지만 유기견보호소에서 해줄 수 있는 처방은 통증완화주사 뿐이다"라고 전했다.

 

이 유기견을 구조한 소방관은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최근 나이 든 반려견을 산에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개의 경우 다리가 불편해지자 버려진 것 같다"며 "헬기까지 동원해 구조했는데 치료비가 없어 안락사 위기에 처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재 보호소는 아픈 유기견의 주인을 찾기 위해 공고를 게시해놓은 상태이지만 10일 내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규정대로 안락사를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