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높으니 더 받는 것 당연" vs "내 노동이 값싸다는 뜻이냐"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이 정규직의 66.4%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 청년들이 상반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난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6월 기준 고용 형태별 근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체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총액은 정규직 2만 7,703원, 비정규직 1만 8,404원이었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임금이 전년(70.9%) 대비 4.5%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이 차이가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나오자, 경기 불황과 취업난을 뚫고 겨우 정규직이 된 청년들과 의도치 않게 비정규직으로 내몰린 청년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주로 노력의 차이와 이로 인한 결과의 차이를 언급했다.
이들은 "들인 시간과 노력이 다른데 왜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냐", "정규직이 되려고 20대를 전부 쏟아부었다", "비정규직과 같거나 비슷한 돈 받으면 일 못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정규·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똑같이 최선을 다해도 누군가는 비정규직이 되는 노동시장의 양극화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이들은 "같은 일을 하는데 다른 돈을 받는 건 부당하다", "노동의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누가 판단할 수 있느냐", "내 노동이 값싸다고 돌려 말하는 것 같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지난 20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발주한 '일자리 격차 및 노동시장에 대한 인식조사 연구'에 의하면 노동자 10명 가운데 8명은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사이의 격차 해소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의 정치 철학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을 통해 "나의 노력은 나의 것이지만, 그런 노력은 패배자도 하는 것이다"라며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치유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정당화하는 것뿐이다"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과 불균형한 노동 시장을 체감하고 있는 사회초년생을 비롯한 청년들의 생각은 다양했다.
김재훈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월급제와 연봉제가 대다수인 정규직은 근로일수가 감소하면서 시간당 임금 총액이 더 많이 증가했다. 단시간 근로자 증가 등으로 인한 비정규직의 낮은 임금상승률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사진 = 고용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