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20일(화)

정용진 회장이 초대해 한국 온 트럼프 주니어... 정용진이 지은 특급호텔서 묵었다

'트럼프 장남' 한국 땅 밟아


공기의 결이 다른 나라에서, '서울의 봄'을 밟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장을 품에 안은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29일 오후, 전용기를 타고 김포 하늘 아래 내려섰다.


이름 하나로 전 세계 재계와 정치권을 흔드는 '트럼프의 장남'은 소리 없이 한국에 왔다. 목적은 짧고 분명했다. 재계 수장들과의 비공개 면담.


인사이트정용진 회장 SNS


그 모든 여정의 시작과 끝을 연결한 장소는 정용진 회장이 직접 세운, 서울 강남 한복판의 정점 '조선팰리스'였다.


트럼프 장남, 정용진과 만찬 후 '조선팰리스' 투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방한이자, 정 회장과의 개인적 인연이 반영된 방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오후 전용기를 타고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정 회장 부부와의 만찬을 위해 경기 성남시 정 회장 자택으로 곧장 향했다.


만찬을 마친 뒤 트럼프 주니어는 서울 강남구의 고급 호텔 '조선팰리스'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팰리스는 2021년 신세계그룹이 오픈한 최상급 브랜드 호텔로, 정 회장이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랑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낸 공간이다.


인사이트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보안과 국제 인지도를 중시하는 미국 VIP 방문객들이 주로 찾는 포시즌스나 그랜드하얏트를 제쳐두고 이곳을 선택한 배경에는 정 회장과의 개인적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의 초청이라는 상징성과 배려가 투숙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총수들과 1대1 릴레이 면담...'트럼프 관세' 대응 물밑 조율


트럼프 주니어는 30일 하루 동안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및 고위 임원들과 개별 면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과의 면담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면담 대상만 20명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만남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한 통상정책을 염두에 둔 조율 성격이 짙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기본 관세(10%) 외에도 철강과 자동차에 대해 각각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에는 '상호관세' 카드까지 검토 중이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사진제공=신세계그룹


이에 따라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에너지, 철강, 자동차 업계는 트럼프 측과의 안정적 가교를 절실히 필요로 해왔고, 이번 트럼프 주니어 방한은 그 수요를 반영한 결과로 평가된다. 실제로 재계에 따르면, 이번 방한은 정 회장이 국내 산업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트럼프 주니어를 설득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막후 실세' 트럼프 주니어...친트럼프 인맥의 핵심 고리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3남 2녀 중 장남으로, 공식 직책은 없지만 2기 행정부 내에서 막강한 비선 실세로 통한다. 특히 JD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주요 내각 인선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그제큐티브 브랜치(Executive Branch)'라는 이름의 회원제 사교 클럽을 창립해, 친트럼프 정·재계 인사들을 결집시키는 네트워크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클럽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연계된 대외 채널로도 기능하고 있어, 이번 방한이 단순한 친선 방문 이상의 정치·경제적 신호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트럼프 2기 체제 아래에서 미국과 한국 재계의 소통이 어떻게 이어질지, 그리고 정용진 회장이 다리 놓은 이번 만남이 향후 어떤 협력의 실마리를 제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