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후보, "감세 경쟁으로는 위기 극복 불가능" 증세 필요성 시사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증세' 필요성을 역설하며 감세 기조를 앞세운 이재명 후보와의 차별화 전략을 선택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경제 분야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시장을 재설계해야 할 시대에 정치는 '감세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런 자세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제분야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2025.4.16/뉴스1
특히 김 후보는 "국가투자시대 적극적인 재정 전략을 위해선 17%대로 떨어진 조세부담률을 22%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며 "그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조세부담률 2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무엇보다 우선 정부 재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감세 기조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증세를 하자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의에 "필요하다면 증세도 논의해야 한다. 증세를 논의할 수 있는 정부의 자기 혁신이 먼저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 14일 대선 출마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김경수 예비후보 / 뉴스1
미래 산업 투자 청사진 제시... AI 100조원, 녹색산업 확대
김 후보는 이날 인공지능(AI)과 녹색산업 등 국가 전략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AI 산업에 100조원, 국가전략기술기금으로 50조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5년 기준 10조원 규모인 녹색산업 예산을 매년 1조원씩 늘리고, 민간투자 35조원을 유도해 2030년 이후 매년 50조원 규모의 녹색 투자를 실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서명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2025.4.16/뉴스1
이러한 김 후보의 증세 논의 제안은 같은 날 이재명 후보가 1가구 2주택 면세를 골자로 하는 '국민제2주소지제' 구상을 발표하며 감세 기조를 내세운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 후보는 지난해 전당대회부터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든 종부세(종합부동산세)든 무조건 수호하자는 건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금투세 폐지에 찬성하기도 했다.
김경수 후보의 이번 발언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경제 정책을 둘러싼 노선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정 건전성과 미래 산업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을 둘러싸고 후보 간 정책 토론이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