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군의관 강연서 의료계 현실 직격탄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가 충북 괴산에서 군의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에서 한국 의료계 현실에 대한 작심발언을 쏟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국종 교수 군의관 강연 내용이라고 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이 교수는 강연 시작부터 "여기 오기 싫었다. 후배들한테 미안해서 해줄 말이 없는데... 근데 교장이 병원까지 찾아와서 해달라 하는데 나도 국방부에서 월급 받는 입장이라 수락했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사진=인사이트

이어 "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놈들이 해 먹는 나라다. 이게 수천년간 이어진 조선반도의 DNA고 이건 바뀌지 않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라며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외적으로부터 공격받았던 역사까지 언급했다. 

또한 "조선의 아들 딸들은 말을 못 알아먹는다"며 "서울대, 세브 노의(고령 의사)들과 공무원들에게 평생 괴롭힘 당하며 살기 싫으면 바이탈과 하지 마라"고 일침했다.

의료계 현실과 과로사한 동료에 대한 안타까움

이 교수는 과로사로 사망한 고(故) 윤한덕 교수를 언급하며 "한평생을 외상외과에서 X 빠지게 일했는데 바뀌는건 하나도 없더라. 내 인생 망했다. 나랑 같이 외상외과 일하던 윤한덕 교수는 과로로 죽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마라"고 말했다.

또한 국군 대전병원에서 군의관 한 명이 미국의사면허 시험(USMLE)에 합격한 사례를 언급하며 "내가 국군대전병원 지하창고를 독서실로 개조했는데 정신과 군의관 한명이 거기서 USMLE 1차를 붙었다. 너무 기특해서 내가 플랜카드까지 달아줬다. 조선에는 가망이 없으니 너희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듯 탈조선해라"고 쓴소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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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의정갈등에 대해서도 "교수들 중간착취자 맞다. 나는 복귀자랑 패싸움이라도 벌어져서 반 정도는 죽어있을 줄 알았는데 다들 착하다. 감귤(전공의로 복귀한 의사를 향한 비하표현) 정도로 놀리는거 보니 귀엽다"고 언급했다.

대형병원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전공의 짜내서 벽에 통유리 바르고 에스컬레이터 만드는 대병(대형병원)이 돈 달라하니까 조선 아들딸들이 수가 올리라 하면 개소리 취급하는거 아니냐"며 현행 의료체계 문제에 대형병원의 책임도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움집, 텐트만 있어도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진료 보러온다. 서울대 병원 대리석 안발라도 다 기어오는데 XXX 좀 그만해라"고 비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한평생 필수의료 최전선에서 뛰던 분이 필수의료 가는 놈이 XX이다라고 인증해주신다", "딴사람은 몰라도 이국종이 저러면 이해되는 기현상", "한반도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면 그 사람은 벌을 받는다" 등의 자조섞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국종 교수는 2018년 북한 귀순 병사 구출, 2011년 연평도 포격 당시 부상 해병 치료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중증외상 환자 치료에 앞장서 온 의료진이다. 이번 그의 발언이 다소 격앙돼 있지만 한국 의료계의 현실을 직면해온 당사자로서 다시한번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