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를 보며 꿈을 키웠고 함께 근무까지 하게 돼 영광이었습니다. 이제 떨어져 있게 돼 아쉽지만 어디 있든 늘 열심히 해야죠."
같은 경찰로 근무하며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는 경찰관 3부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했다.
경찰 3부자가 나오기도 쉽지 않은데 부자가 같은 경찰서에서 함께 일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최근까지 동대문경찰서에서 함께 일한 정건의(58) 경위와 두 아들의 이야기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이문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정 경위는 1983년부터 34년간 재직한 베테랑 경찰관이다.
정 경위는 20년간 종로경찰서에서 근무하다가 2002년 동대문경찰서로 옮기고 나서 14년째 근무하고 있다.
정 경위의 두 아들은 어릴 적부터 경찰 제복을 입고 성실히 일하는 아버지를 보며 경찰의 꿈을 키웠다. 군대도 의경으로 다녀온 후 경찰 공무원 시험에 매진했다.
정 경위는 "경찰이 시민을 돕는 일을 한다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 아들들이 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많이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들들한테 '너희들이 아빠와 함께 경찰복을 입고 가족사진을 찍는 것이 소원'이라고 종종 얘기했다고 한다.

두 형제는 힘든 수험생활을 서로 의지하며 견뎠고, 지난해 9월 첫째 성일(26)씨가 먼저 시험에 합격해 동대문경찰서 장안2파출소로 발령받았다.
둘째인 성훈(24)씨 또한 경찰의 꿈을 이뤄 지난달 동대문경찰서 장안1파출소에 배치됐다.
각자 파출소 3팀에서 근무한 덕분에 함께 출퇴근하며 가족의 든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성일씨가 최근 인사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제5기동대로 발령나 아버지, 동생과 '이별'하게 됐다.
성일씨는 "가족이 계속 함께 근무했으면 서로 의지할 수 있어 좋았을 텐데 아쉽기도 하다"며 "하지만 어릴 적부터 꿈꿨던 일을 하는 만큼 어디서 근무하든지 늘 열심히 하려 한다"고 다짐했다.
이제 경찰로서 첫 걸음을 뗀 둘째 성훈씨도 "베테랑 아버지가 오랜 경찰생활 동안 체득한 업무 노하우를 매일 배우고 있다"며 "아버지처럼 좋은 경찰이 되자고 형과 종종 얘기하곤 한다"고 전했다.
정 경위는 이런 아들들이 기특하기만 하다.
그는 "동대문구의 치안, 더 나아가 서울의 치안을 가족이 함께 지키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같은 길을 선택해 서로 전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됐고 서로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들에게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구하는 게 경찰 본연의 모습이니, 약자 편에 서서 봉사한다는 인식을 갖고 직무에 임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며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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