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오전 11시40분께 부산 사상구 엄궁동 주민센터 민원실에 큰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상자 안에서는 돼지저금통 1개와 유리병 2개, 조그만 상자 2개가 나왔다.
저금통과 유리병, 상자 등에는 동전과 지폐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모두 61만920원. 누가 놓고 간 것일까.
상자를 처음 발견한 주민센터 직원은 주위를 둘러보며 수소문했지만 상자의 주인이라며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발견된 유리병 겉에 쓰여있는 '따뜻한 나에겐 푼돈 모이면 큰 정성'이라는 글귀를 통해 누군가 기부를 위해 놓고 갔다는 것만 짐작할 수 있었다.
음료수 상자에 쓰인 '팩스비, 복사비'라는 문구는 어느 회사 직원들이 평소 모은 돈을 좋은 일에 쓰기로 한 것이라는 추정만 하게 했다.
이연구 엄궁동장은 "민원인들이 한창 몰려들 시각 누군가 상자만 놓고 홀연히 사라졌다"면서 "팍팍한 경제 속에도 익명의 기부천사가 아직 활동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엄궁동 주민센터는 이 기부금을 엄궁동 복지공동체 기금에 넣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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