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창비
현대 사회에서 텍스트 메시지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미디어의 다변화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글자와 멀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시로 채우는 내 마음 필사노트'는 글쓰기를 잊어가는 이들과 마음의 치유를 찾는 독자들에게 맞춤한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이 책은 지난 50여 년간 한국 시단을 이끌어온 창비시선의 명구절들을 시인들이 직접 엄선하여 구성했다.
짧은 문장 안에 핵심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해지는 지금, 시는 함축과 은유로 이루어진 표현과 리듬감을 살린 문장으로 좋은 글쓰기 연습 교재가 될 수 있다. 또한, 시는 자기 마음을 표현하고 바라보는 데 유용하며, 감수성의 예술이라는 말처럼 마음과 맞닿아 있는 특성을 잘 드러낸다.
'시로 채우는 내 마음 필사노트'는 그리움, 사랑, 휴식, 위로 등 다양한 감정에 맞춘 100가지 시구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10부로 구성했다. 독자들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따라 쓸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원하는 주제부터 필사할 수도 있다.
각 부는 테마를 순차적으로 나열하는 것을 넘어 감정과 경험이 누적되는 과정을 정리하고 재해석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스스로 언어 세계가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본문에 나오는 문장에 이어 자신만의 글을 써보는 새로운 형식의 노트가 부록으로 덧붙어 있어 필사 전후를 비교하거나 다른 이들의 글과 비교하는 재미도 제공한다.
故신경림, 김용택, 정호승 등 한국시단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시와 요즘 독자들이 열렬히 호응하는 신세대 시인들의 작품을 음미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특장점이다.
창비시선 500번 출간을 기념하여 모은 '시인들이 즐겨 읽는 시'로 구성되어 있어 문장의 수준이 뛰어나다.
책장을 넘길수록 잊고 지내던 감정의 파편이 깨어나는 특별한 독서 경험이 이어지며, 단순한 책읽기를 넘어 삶의 지혜가 되는 통찰까지 제공한다.
누구나 장문의 문자메시지에 답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망설여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본 적도 있을 것이다.
SNS에 어떤 문장을 써야 환희나 슬픔을 잘 표현할지 고민해본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런 모두에게 '시로 채우는 내 마음 필사노트'는 작은 실천으로 큰 변화를 느끼게 하는 귀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감수성을 함께 나누고 키워나가고 싶은 이들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되기에도 충분하다.
다양한 필사 책이 출간되는 가운데도 나만의 글을 찾는 여정을 세심하게 제시하는 이 노트는 잊힌 감성을 일깨우고 한 자 한 자가 모여 내면을 채워가는 따뜻한 경험으로 여러분을 이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