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졸업하는 제자들에게 아침밥 지어주는 울산 선생님들

 

교사가 직접 지은 밥을 제자들과 나눠 먹고, 졸업생 모두가 교사와 포옹하고…

 

울산지역 학교들이 색다른 졸업식을 준비하고 있다.

 

월평초등학교는 다음 달 16일 졸업식 당일 졸업생 담임교사들이 평소보다 오히려 일찍 출근할 예정이다.

 

제자들이 먹을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교사들은 교실에서 한 해 동안 담임을 맡았던 20여명의 학생들을 위해 밥을 짓고 간단한 반찬을 준비한다.

 

졸업생들이 교실에 들어서면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덕담을 건네고 제자들의 장래를 축복한다.

 

월평초 교사는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손수 지어준 밥 한 그릇이 제자들에게 힘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19일 말했다.

 

두동초는 체육관이나 운동장에서 줄을 서서 진행하는 졸업식과 달리, 졸업생과 학부모가 함께 원탁에 둘러앉아 연회장 분위기로 졸업을 맞는다.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과를 먹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졸업생들은 겨울방학 때 직접 뜬 목도리를 부모님께 선물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두동초 관계자는 "졸업식 때 부모가 교실이나 강당 뒤쪽에 물러나 있는 모습보다는 가족 모두에게 의미 있는 행사가 됐으면 하는 의미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솔초는 아예 학부모들이 집에서 준비해 온 음식을 체육관에 뷔페처럼 차려놓고 진행하는 졸업식을 검토 중이다.

 

결혼식이나 파티처럼 학생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먹으면서 참여하는 행사로 꾸며보자는 의견이 나와서다.

 

매곡중학교는 340명 정도인 모든 졸업생이 한 명씩 단상으로 올라와 교장, 교감, 담임 선생님, 학부모 대표 등과 포옹을 하는 행사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 예정이다.

 

매곡중학교 이경원 교감은 "교사에게서 쉽게 떨어지지 못하는 학생들, 학생을 다독여 주고 축복해주는 교사들의 모습이 크고 작은 감동을 줬다"며 "포옹이라는 행동을 통해 아이들이 사랑받는다고 느끼고 더 잘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학교마다 타입 캡슐 묻기, 모든 학생에게 상장 주기 등 다양한 졸업식 행사를 연다.

 

울산 초·중·고교 졸업식은 오는 29일 향산초를 시작으로 다음 달 19일까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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